준강남권 보금자리주택 '로또없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5.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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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준강남권 4곳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선정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강일4,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준강남권 4곳이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이곳에는 보금자리주택 1만5500가구를 포함해 모두 2만1900가구가 건설돼 강남권 주택수요를 흡수하게 된다.

이들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경우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절반 선에서 책정했던 시범지구나 2차지구와 달리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서 '로또아파트'로 인식됐던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와 달리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시세 비교를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와 하느냐에 따라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천양지차가 날 수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입지 양호, 강남권 수요충족 기대

이번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 4곳 모두 준강남권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5차 예정지구에 건설되는 주택은 총 2만1900가구로 이 중 보금자리주택은 1만5500가구다.



지구별로는 총 면적 168만㎡ 규모의 서울 강동구 3개 지구는 전체 1만2000가구 중 9000가구가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어진다. 외곽순환고속도로, 올림픽대로, 지하철 5호선(상일동역·강일역 개통예정) 등과 가깝고 한강변에 인접해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는 135만3000㎡ 부지 위에 보금자리주택 6500가구를 포함해 모두 9600가구가 들어선다. 지하철 4호선을 이용할 수 있고 과천시가 추진하는 지식기반산업용지를 확보해 일자리와 주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자족형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 18일부터 14일간 주민공람을 실시한 후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6월 말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지구계획은 관계기관 협의, 통합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올 하반기에 확정키로 했다




◆분양가, 인근시세의 80~85% 책정

이번에 선정된 5차 지구는 모두 준강남권이지만 앞서 공급된 강남·서초지구 등과 같은 '로또아파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했지만 무산됐고 오는 6월 통과를 추진 중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아직 사전예약을 받지 않은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의 과도한 시세차익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80~85% 수준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용지가격을 조정하게 된다.

이 경우 시세의 절반에 공급돼 '로또 열풍'을 일으켰던 서울 서초·강남·내곡·세곡2지구와 달리 가격 메리트가 떨어진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이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정책인데 분양가가 비싸지면 당초 정책 목표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서울 서초·강남·내곡·세곡2지구도 시세의 절반에 공급됐음에도 무주택서민이 2억원이 넘는 큰 자금을 마련하기 불가능해 원천적으로 분양받기 어렵다는 논란이 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로또아파트는커녕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와 맞물려 인근 주택가격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천의 경우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동화 현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금자리주택까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될 경우 시세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양통장 당첨 커트라인 낮아질듯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준강남권이다 보니 분양가는 최고가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그동안 시범지구인 서울 서초는 3.3㎡당 1100만~1200만원, 2차 지구인 서울 내곡은 3.3㎡당 1200만~1300만원 등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은 시세의 50%에 공급됐다.

하지만 인근시세의 80~85% 수준에 분양가를 산정할 경우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 의왕, 안양 등 3개 도시 시세 평균치의 85%를 적용하면 3.3㎡당 1500만원이 넘는다.



서울 고덕지구와 강일지구도 인근 하남 미사지구 분양가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업체에 따르면 고덕지구는 3.3㎡당 1300만~1400만원, 강일3·4지구는 3.3㎡당 1200만~1300만원 선에서 각각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분양가가 비싸지면서 5차 보금자리지구의 청약통장 당첨 커트라인 금액은 앞선 시범지구나 2차 지구에 비해선 낮아질 전망이다. 전용 59㎡ 이하 중소형이더라도 과천의 경우 총 분양가가 3억~5억원에 달해 자금 부담이 커져서다.

과천은 강남권 보금자리 커트라인(1200만~1500만원)보다 낮은 900만원 이상이, 고덕지구와 강일지구는 하남 강일보다 높은 1100만원 이상이 각각 안정권으로 예상됐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과천은 입지가 좋고 고덕지구와 강일4지구는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5호선 연장 구간과 가까워 그동안 공급됐던 강남권 보금자리와 견줘도 손색없다"며 "다만 분양가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경쟁률과 당첨커트라인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대상 시세 따라 분양가 천양지차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모두 준강남권으로 선정되면서 분양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분양가 산정기준이 '주변 시세'인데 주변 시세를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로 하느냐에 따라 분양가가 천양지차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입지가 우수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 과천시와 의왕·안양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주변 시세 비교 대상을 어디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분양가격이 3.3㎡당 1000만원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시세는 3.3㎡당 2400만원인 반면 의왕시 포일지구와 안양 관양지구는 3.3㎡당 1300만원대로 원문동 시세와 3.3㎡당 1100만원가량 저렴하다.

강동구 고덕, 강일3·4지구도 비슷하다. 기준을 행정구역 내 있는 강동구 고덕동이나 강일동의 아파트로 삼는 것과 도로 건너편 하남 미사지구 주택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크게 달라진다.



이 지역 3.3㎡당 분양가는 강동구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고덕지구는 3.3㎡당 1500만원, 강일3·4지구는 1200만원 정도가 되지만 하남 미사지구가 기준이 되면 1000만원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공급되는 위례신도시 분양가 산정 때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위례신도시도 서울시, 성남시, 하남시 3곳에 걸쳐있어 주변 시세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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