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침체에 '리츠'도 유탄…부실화 수면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5.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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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리츠, 오피스텔 사업 실패로 상폐…시장 신뢰회복 급선무

부동산투자회사(리츠, REITs)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산리츠가 지난주 부동산 투자사업에 난항을 겪다 끝내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면서다. 일부 리츠는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 제2, 제3의 부실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산리츠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다산회계법인은 다산리츠가 어음을 임의로 발행한데다 자금거래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자료를 제출한 사실을 들어 감사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는 18일까지 별다른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다산리츠는 이미 지난 3월 의견거절을 받고 회계법인과 협의를 통해 4월말까지 자료를 보충한다는 조건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상장된 리츠 가운데 첫 퇴출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다산리츠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70억원, 영업손실 22억원으로 수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사업에 난항을 겪어 왔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150가구) 투자사업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부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산리츠는 지난 1월 부산 오피스빌딩 매입을 위한 중도금 납부를 목적으로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단 1주도 청약받지 못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결국 오피스텔 총 매입금액 986억원 가운데 보증금과 계약금 등을 포함한 139억원만 납입했고 나머지 847억원을 시장에서 조달하는데 실패하면서 '상폐'의 길로 접어들었다.

골든나래리츠 역시 지난해 당기순손실 34억원, 영업손실 4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침체에 '리츠'도 유탄…부실화 수면위


리츠 인가와 상장 기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로부터 인가받은 리츠(2011년 2월21일 기준)는 총 56개로 자산규모는 7조4106억원이다. 올들어 오감자기관리리츠, 광희 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 케이비와이즈스타제3호리츠 등이 새로 인가를 받았다.

정부는 올 초 부동산투자회사의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으며 리츠시장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부실로 인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경우 전체 리츠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된 리츠의 주식이 잘 거래되지 않는 이유는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심사를 좀 더 깐깐히 하고 매매를 위한 유동성공급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츠의 투자 자율성을 확대해 부동산시장의 안정적 성장과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인가후에도 1년에 한번 정기검사를 실시해 불법적인 영업행태가 있는지를 살펴보며 부실을 예방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란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 수익 등을 배당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의 일종이다. 증시에 상장시켜 소액 투자도 가능하며 미국의 경우 리츠 시가총액이 3893억달러(2010년 말 기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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