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박재완, 경제정책 총괄 힘받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1.05.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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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지지 속에 경제부처 확실한 조율 기대.."물가 중심 정책엔 큰 변화 없을 것"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카리스마의 대명사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월 2월 취임 직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위기 조기 회복에 맞췄고 경제부처들의 움직임은 일사 분란했다. 2년 후 한국은 금융위기를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라는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윤 장관의 존재감은 흔들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원상회복, 전기료 현실화, 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타 부서와 이견을 보였고 재정부의 주도권이 잘 보이지 않았다. '윤 장관의 피로감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에 실세 수장이 앉았기 때문'이라는 등의 뒷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5.6 개각을 앞두고 신임 재정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역할로 '정책의 일관성'을 꼽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이 각 부처별로 각개 약진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드러났다"며 "큰 틀에서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는 장관이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임 재정부 장관 후보로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 측근 배치를 검토한 것이나 윤진식, 박병원 전 경제수석,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정통 관료를 고려했던 것도 '강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왕의 남자' 박재완, 경제정책 총괄 힘받나


장고 끝에 이 대통령의 선택은 결국 정권 초기부터 국정철학을 공유했던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결론 났다. 박 후보자는 '왕의 남자'로 평가받는 이 대통령의 측근이다. 대통령과 퇴임 후까지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일명 '순장조'로도 불렸다. 그는 행시 23회 출신이지만 공직에 머물렀던 기간이 길지 않다. 그것도 감사원에서 오랜 기간을 보냈고, 재정부 경험은 90년대 초 몇 년간에 불과하다. 경제부처 수장 중에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이나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처럼 고시 선배도 있다.



이 때문에 박 후보자가 경제부처를 원활히 조율하고 통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집권 후반기 경제사령탑을 박 후보자로 선택한 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후보자가 직면한 최대과제는 물가 등 서민경제 안정이다. 4.27 재보선에서 드러났듯이 물가급등, 전세불안으로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자도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서민경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심 없이 올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자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팀이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당·정 또는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고 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경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성근 한국경제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포퓰리즘이나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경제원칙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펼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은 "신임 재정부 장관은 시장친화 측면에서 분명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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