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에서 '대박' 개발자가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1.05.0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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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렬의 테크@스톡]모바일앱, 전문업체중심 재편...게임빌·컴투스 선전 주목

↑애플 앱스토어의 다운로드건수는 지난 1월말 개설 31개월만에 100억회를 돌파했다. ↑애플 앱스토어의 다운로드건수는 지난 1월말 개설 31개월만에 100억회를 돌파했다.


#국내 모바일애플리케이션 개인개발자중에서 최고의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평가되는 B씨. B씨는 2008년 다니던 중소 IT기기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자 회사 동료와 함께 앱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만해도 간단한 게임앱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하루에 수천만원을 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등장했기 때문.

B씨가 2009년 7월 앱스토어에 올린 메모장앱은 미국 앱스토어 전체순위 14위에 오르는 등 말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B씨는 현재까지의 누적판매량을 함구하고 있지만, 번 돈이 수십억을 넘어서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 앱의 가격은 3.99달러에 달하지만, 아직도 전세계에서 매일 1000개이상 팔려나간다. 하루 매출액 429만원중에서 70%인 330만원이 B씨의 몫이다.



스마트폰 혁명의 주역은 아이폰과 앱스토어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혁명의 불씨였다면, 앱스토어는 그 불길을 유지해주는 연료 역할을 했다. 애플이 앱스토어의 문을 연 것은 지난 2008년 7월. 개발자들이 자신이 개발한 앱을 올리고,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앱스토어의 오픈마켓 개념은 혁신 그 자체였다.

앱스토어에서 '대박' 개발자가 사라졌다?
앱스토어의 앱다운로드는 폭주했고, 아이폰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앱스토어의 앱다운로드건수는 지난 1월말 개설 31개월만에 100억회를 돌파했다.



이후 구글(안드로이드마켓), 노키아(오비스토어) 등이 독자적인 앱오픈마켓을 선보이면서 모바일앱 시장에도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국내에서도 T스토어 등 토종 앱오픈마켓들이 등장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앱 시장규모는 3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78% 성장한 수치다. 원조인 애플 앱스토어가 전체시장의 77%인 21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차지할 전망이다. 앱다운로드건수도 지난해 95억회에서 올해 181억회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확산과 맞물려 앱오픈마켓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고등학생 개발자 등 스타 개발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바일앱 시장은 이에 따라 ‘1인 창조기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인식됐다.


실제로 초기 앱스토어에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번 개발자들이 일부 탄생했다. 하지만 모바일앱 시장이 단기간내에 급성장하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개인개발자가 이전처럼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K텔레콤의 'T스토어' ↑SK텔레콤의 'T스토어'
현재 앱스토어의 앱개수는 33만개, 안드로이드마켓은 20만개에 달한다. SK텔레콤 T스토어의 앱개수도 이미 8만7000개를 넘어섰다. 그만큼 초기에 비해 대박으로 연결될 수 있는 아이템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본과 인력, 마케팅능력까지 갖춘 대형 전문업체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개인개발자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조사된 미국 앱스토어의 매출상위 25위에서 개인개발자의 앱은 전무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 액티비전 등 대형 게임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앱이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어느순간 한국인 개발자의 대박 스토리가 사라진 반면 게임빌 (22,550원 ▲450 +2.04%), 컴투스 (43,200원 ▼150 -0.35%) 등 국내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들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빌의 '에어펭귄'↑게임빌의 '에어펭귄'
게임빌이 퍼블리싱한 ‘에이펭귄’은 지난달 출시 4일만에 세계 최대의 히트 모바일게임으로 꼽히는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미국 앱스토어 유료게임부문 1위에 올랐다. 앵그리버드는 누적다운로드수만 7500만회를 자랑한다. 컴투스도 올해 앱스토어용 16개를 비롯해 총 36종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며 오픈마켓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게임 이외에 지난달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하고,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 카카오톡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국산 모바일앱은 상당수다. IT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에 이어 세계시장을 장악할 국내 IT서비스의 유력한 후보로 모바일앱을 꼽는다. 이제 투자자들도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를 넘어 앱스토어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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