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아파트 이름값 '3000만원+α'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5.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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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부동산]아파트 작명 센스의 비밀

"진화하는 아파트 이름값 '3000만원+α'


'그린스퀘어, 마크원, 에코리치….'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의 이름이다. 분양 성수기를 맞아 다양한 아파트 이름이 선보이고 있다. 이전에는 시공사 브랜드와 지역명칭을 합친 이름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들어선 아파트들은 새로운 옷을 입고 다른 단지와 차별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 건설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의 경우 사업장의 특징과 상품콘셉트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채택된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에서 분양한 '그린스퀘어'는 축구장 크기의 2.5배 규모의 녹지광장을, 서초 우면 보금자리지구에 들어서는 '에코리치'는 그린벨트의 자연환경을 부각한 게 그 예다.

전문 브랜드 네이밍업체에 의뢰해 고르기도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이나 뉴타운의 경우 작명절차가 까다롭다. 조합원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농뉴타운 첫 분양물량인 전농7구역의 경우 '크레시티'와 '네오노블' 등 2가지를 놓고 투표한 끝에 전자로 결정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 관계자는 "입주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선호도를 조사하느라 이름을 짓는데만 3~4개월씩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사숙고해 결정된 이름값은 얼마일까. 순수 작명비로 최소 3000만원가량 든다. 2005년 현대건설의 새로운 브랜드명 공모 당시 1등 상금이 30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이보다 더 비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하지만 아파트명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단순한 수치로 가치를 매기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옥수동 L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분양하는 '옥수 리버젠'이나 '금호 하이리버'처럼 이름에 '강'(river)을 넣어 한강 조망을 강조해야 비싸게 팔린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고급 이미지 형성, 심리적 효과 등을 생각하면 아파트 이름의 무형 가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업계는 점차 아파트 이름 짓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부의 상징이 된 '타워팰리스'처럼 지어달라는 등 수요자의 요구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다른 단지의 상품권을 침해하지 않는 참신한 이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공분양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그동안 '휴먼시아'라는 아파트브랜드를 사용했지만 세종시 첫마을에는 '퍼스트프라임'을 내놓고 차별화에 성공했다. 내년에 입주를 시작하는 보금자리주택에도 새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 중이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공공분양아파트는 민간아파트보다 이름이 한정적이었지만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면서 차별화할 필요가 생겼다"며 "국책사업인데다 보금자리주택의 성격을 반영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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