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아파트보다 플랜트 더 많이 짓는다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11.05.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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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기자의 industOry]주요건설사 플랜트 사업 비중 주택 웃돌아

건설사, 아파트보다 플랜트 더 많이 짓는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아파트와 플랜트 중 어떤 시설을 더 많이 지을까요. 뜬금없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 답은 국내 건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초가 됩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플랜트를 더 많이 짓습니다. 주요 건설사들의 2010년 매출을 기준으로 할 때입니다. '현대건설=힐스테이트' '삼성건설=래미안' '대우건설=푸르지오' 등의 연결을 연상하기 십상인 일반인들에겐 의외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무제표를 보면 '아파트보다 플랜트'란 답이 맞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우건설 (3,960원 ▼55 -1.37%)의 지난해 매출은 총 6조7343억원입니다. 이중 주택부문 매출은 1조591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3.6%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해외부문 매출은 1조8368억원으로 전체의 27.3%입니다. 해외매출의 상당액이 플랜트에서 나왔다고 봤을 때 플랜트는 아파트 매출비중을 웃돌았습니다.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현대건설의 2010년 공종별 수주비중을 보면 플랜트가 전체의 50%를 차지했습니다. 토목과 건축이 각각 22%와 28%를 기록했죠.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10년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플랜트 건설 수주액은 645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건설업계에선 플랜트 수주액이 조선 수주액을 넘어섰다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택비중이 플랜트비중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매출비중이 뒤집혔을까요. 2008년부터 국내 주택시장은 침체일로의 상황입니다.

2008년 전만 해도 평균 연간 40만가구 안팎에 달하던 공급가구수는 현재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관련 매출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죠. 실제 대우건설의 주택부문 매출은 2007년 2조3886억원에서 2010년 1조5912억원으로 33%나 줄었습니다.

건설업체들은 주택부문의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플랜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마침 유가상승으로 중동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공장증설 붐이 일면서 국내업체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의 '관련 인력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화학공학 전공자는 일단 뽑고보자"란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상대적으로 엔지니어링부문이 약한 건설사들은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대표적인데요. 롯데건설은 유럽업체를 대상으로 인수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대우건설은 SK건설 기술본부장 출신을 플랜트엔지니어링 실장으로 영입하는 등 내부조직 키우기에 우선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음 단계로 해외업체를 인수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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