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신용평가…'투자적격' 부도율이 더 높아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4.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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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기업의 부도율이 투기등급을 받은 기업보다 더 높은 '부도율 역전'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29일 발표한 '2010년 신용평가기관 평가결과'에 따르면 투기등급인 'BB'를 받은 기업의 부도율은 7.1%에 그친 반면, 투자적격등급인 'BBB'를 받은 기업의 부도율은 8.9%로 1999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기등급으로 'BB' 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B' 등급의 부도율은 5.4%였고 'B' 등급보다 두 단계 낮은 'CC' 등급의 부도율은 0%였다. 전체 평균부도율은 3.0%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줄었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낮은 기업보다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투자적격등급의 기업 부도율이 투기등급 기업 부도율보다 높게 나온 것은 신용평가사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 한신정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신뢰도 2009년에 이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평가에서 진행한 설문에서 신용등급평가의 독립성 부문은 5점 만점에 3점 이하로 '보통이하' 점수를 받았다.

등급 사후관리 부문의 '등급전망과 감시 제도의 효용성', '중대사건 및 잠재적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 부문도 '보통'을 간신히 넘겨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신용평가기관 평가위원회 이준행 위원장은 "신용평가사는 평가의 독립성과 중대사건에 대한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 부문의 낮은 평가와 관련, 상시적인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해 부도에 임박해 등급을 급히 낮추는 행태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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