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애플 특허戰, 3가지 투자포인트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1.04.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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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렬의 테크@스톡]글로벌 IT시장의 '맞수'간 특허소송서 짚어봐야할 투자포인트

편집자주 송정렬의 테크@스톡 IT분야에서의 다년간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라는 프리즘으로 코스닥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변화속에서 알짜 코스닥 종목을 찾아내는 투자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궁금증이다. 영화 '친구' 버전으로 바꾸면 '조오련과 물개중에서 누가 빠를까.'

글로벌 IT시장이라는 정글에서 그동안 싫든 좋든 전면전을 피해왔던 사자와 호랑이가 맞붙었다.



삼성vs애플 특허戰, 3가지 투자포인트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애플. 애플은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에 3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갤럭시S, 갤럭시탭 등 삼성전자 제품들이 자사의 혁신적인 기술, 독창적 사용자환경(UI), 심지어 포장디자인까지 베겼다고 주장하며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일본 도쿄법원, 독일 맨하임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오히려 애플이 데이터분할전송, 전력제어 등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삼성전자 제품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독설'을 아낌없이 퍼부어왔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떠오른 7인치 갤럭시탭에 DoA(Death on arrival, 병원호송도중 응급환자 사망)라는 표현을 동원, 성공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급기야 모바일 기기시장에서 자사를 위협하는 눈엣가시같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다.

삼성vs애플 특허戰, 3가지 투자포인트
삼성전자도 '참을만큼 참았다'며 일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 반도체 등 부품부문의 최대 고객이라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도발을 애써 외면해왔다. 애플이 올해 삼성전자에서 구매할 반도체와 LCD 구매액만 78억달러(8조7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소송전으로 번진 이상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진 두 업체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외로 싱거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왜일까?


삼성vs애플 특허戰, 3가지 투자포인트
일단 글로벌 IT기업간 특허소송은 다반사다. 애플은 이미 노키아, HTC 등과도 물고물리는 특허소송을 진행중인 상황이다. 또한 특정 기술이 아닌 제품 외양 등 디자인 관련 특허표절 주장으로 애플이 승소하긴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법률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노키아와 HTC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해 '혐의없다'고 결론냈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이번 특허전쟁을 어떻게 봐야할까. 우선 이번 소송전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한다. 애플이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애플의 예상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의 평가다. 1분기 다소 주춤했던 대장주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랠리에 기대감을 걸어볼만하다.



두 번째는 과연 이번 싸움으로 누가 반사이득을 볼까.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첫 손으로 꼽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플이 그동안 삼성전자가 예뻐서 모바일D램 등을 사서 쓴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소송전을 계기로 애플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물량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번째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중소협력업체들의 희비다. LG디스플레이 (10,580원 ▲10 +0.09%)를 필두로 실리콘웍스 (64,600원 ▲200 +0.31%), 엘비세미콘 (4,145원 0.00%) 등이 애플주로 분류된다면 인탑스 (23,050원 ▲50 +0.22%), 파트론 (7,130원 ▲50 +0.71%) 등이 삼성전자주로 꼽힌다. 물론 일부는 두 업체 모두에 납품을 하고 있다. 이들의 희비는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갈린다.

예전에는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고한다. 하지만 역으로 고래싸움이 벌어지는 곳은 그만큼 먹이감이 풍부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애플과 삼성전자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모바일 기기시장처럼 말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모바일대전은 이제 겨우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모바일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는 한 고래싸움 전선의 새우등은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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