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약국외판매 추진, 제약사는 '강건너 불구경'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4.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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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채널 늘어나 것 환영…일반약 시장 작아 매출증대는 기대難

정부가 감기약과 소화제, 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추진키로 하면서 약사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이해 당사자인 제약사들은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일반약의 약국외판매가 허용되면 유통채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일부 품목에 국한돼 있어 매출에 큰 도움이 되긴 어렵다는 것이 주요 제약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정부는 27일 관계부처 합동 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하고 현행법 내에서 구매 수요가 높은 가정상비약의 휴일, 심야 시간대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 방안을 5월 중 마련키로 했다. 소화제, 해열제, 감기약 등이 우선 대상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약국외 판매가 추진되는 품목은 매출 규모가 큰 제품들이 아니다"며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매출의 90%정도는 전문의약품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반약 약국외판매 추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외판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의 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에는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도 "이에 대한 정책적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시작된 의약품분업 이전 전문약과 일반약의 비중은 5대5였지만 현재는 전문약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국내 일반의약품의 시장 규모(2010년 IMS데이터 기준)는 1조9000억원으로 전체 제약시장의 14% 수준이다.

일반의약품 중 매출규모가 큰 제품은 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 박카스(2009년 생산실적 기준 1275억원), 동국제약 인사돌(509억원), 동화약품 (7,950원 ▼10 -0.13%) 까스활명수(425억원), 동아제약 판피린(239억원), 한국얀센 타이레놀(226억원), 대웅제약 우루사(216억원)등이 있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반의약품의 수퍼마켓 판매가 허용되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형 품목을 보유한 상위 제약사와 유통계열사가 있는 대형 제약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연간 3억5000만병 정도 팔리는데 약국외판매가 이뤄지게 되면 판매량이 지금보다 50%정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에서는 제약사들이 정부나 약사단체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약 약국외 판매는 정부와 약사단체의 문제일 뿐"이라며 "제약사들이 어느 한쪽 편을 들 경우 발생할 불이익을 당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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