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 줄이고 대형광장 짓는 아파트"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4.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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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마이너스 디자인' 시대]펜트하우스 자리엔 전망카페로 '비움의 미학'

↑ 최초 설계에서 아파트 2개 동을 통째로 들어내 축구장 2.5배의 중앙광장을 확보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br>
↑ 최초 설계에서 아파트 2개 동을 통째로 들어내 축구장 2.5배의 중앙광장을 확보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최근 동, 호수나 방의 개수를 과감히 줄여 가치를 높이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 짓는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는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아파트 설계를 대폭 수정했다. 총 14개동으로 설계된 단지를 12개동으로 대폭 줄인 것. 대신 단지 내 축구장 2.5배의 중앙광장을 짓기로 했다. 동간 거리도 최대 185m까지 넓혔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분양 일정이 연기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단지와 차별화하기 위해 과감히 설계를 바꿨다"며 "덕분에 송도에서 가장 낮은 9.77% 건폐율을 확보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입주민간의 프라이버시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달 김포도시공사가 분양하는 임대 아파트 '한강신도시 계룡리슈빌'도 같은 케이스다. 최초 설계 당시 7개동으로 설계됐지만 최종 6개동으로 시공키로 했다. 1개동을 줄인 공간에는 당초 계획보다 2배 넓은 중앙광장을 조성했다. 자연스레 전 가구의 조망권을 확보하고 개방감을 극대화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구수를 줄이는 사례도 있다. 다음달 2차 분양을 앞둔 '인천 계양 센트레빌'은 최상층 자리에 펜트하우스를 빼고 주민공동시설인 스카이카페를 만들었다. 전망형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해 경인 아라뱃길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지하주차공간도 일부 없애고 그 공간에 조경시설을 설치했다.



'버림과 비움의 미학'은 평면에도 적용되는 추세다. LH공사는 3차 보금자리주택에 앞마당을 집안으로 들여온 한옥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전거를 보관하거나 아침 체조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두고 마당처럼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 헐리웃 스타 주윤발이 거주하고 있어 유명해진 홍콩 스탠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바다조망이 가능한 위치에 아파트를 배치하지 않고 가운데를 뚫어놓았다. 풍수지리를 고려해 용이 지나가는 자리로 남겨놓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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