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자회사 덕, 지주사 질주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4.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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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 풍년에 지주사 주가도 화색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들이 웃고 있다.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면서 '자식농사'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미 적잖은 지주사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가운데 일각에선 지주사 랠리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 (207,000원 ▼12,000 -5.5%) 주가는 지난달부터 한달반 동안 5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4배 이상 웃도는 성적이다. 이날 장중엔 21만7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고쳐 썼다.

SK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SK C&C (153,200원 ▲300 +0.20%)도 최근 8만9800원으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 C&C는 SK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 (114,100원 ▲2,200 +1.97%)을 비롯해 SK에너지 (114,100원 ▲2,200 +1.97%),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37,300원 0.00%), SKC (160,000원 ▲3,000 +1.91%) 등 그룹 내 6개 제조업 계열사의 1분기 실적 호조가 지주사 주가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지난 17일 이들 자회사의 1분기 추정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 늘어난 8조97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SK이노베이션 등은 정유업계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분사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국내 2위 정유업체인 GS칼텍스를 자회사로 둔 GS (45,350원 ▲250 +0.55%)도 정유마진 확대에 따른 자회사 실적 개선 덕을 보고 있다. GS 주가는 3월부터 40% 넘게 오르며 6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GS리테일도 GS의 주가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증권가에선 GS리테일이 지난 20일 1주당 액면가 5000원을 1000원으로 낮춰 5대 1 비율로 주식을 분할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이 비상장기업이다 보니 기업가치가 장부가액으로 반영돼 있었지만 상장을 하게 되면 이보다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공모가 수준에 따라 GS의 수혜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LG (79,700원 ▲300 +0.38%)는 LG화학의 고공질주 덕에 이날까지 이틀째 신고가를 고쳐썼다. 한달반 사이 상승률이 30%를 넘는다. 앞서 LG화학 (360,000원 ▲7,000 +1.98%)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0% 증가한 8353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동안 LG 주가 할인요인으로 작용했던 LG전자 (107,200원 0.00%)도 조만간 실적 턴어라운드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을 앞둔 LG실트론 역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며 LG 기업 가치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비상장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의 매력은 더 강조될 것"이라며 "CJ와 한화 등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배제하더라도 실제가치의 절반에 불과한 지주사 밸류에이션은 지주사를 통해 자회사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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