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배드뱅크 취지 공감···운용의 묘 살려야"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1.04.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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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계열사 사장단과 첫 공식행사···탕평인사 의지 재확인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20일 건설사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한 해법으로 금융당국이 제안한 배드뱅크(Bad Bank·민간 부실채권 처리기관) 설립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결'이라는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운용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이날 신한은행 등 10개 계열사 사장단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상자텃밭 나눔 봉사활동'에 참석한 자리에서 "배드뱅크 설립 취지에 공감한다"며 "취지를 잘 살려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드뱅크 취지 공감···운영 잘 해야"= 금융당국은 2분기까지 PF 부실 여파로 건설사가 연쇄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PF 민간 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출자에 참여하게 될 시중은행들은 PF대출 규모나 부실 정도 등에 있어 각자 처한 상황이 달라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회장은 우선 "배드뱅크 설립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실무선에서 사전에 계획을 잘 짜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회장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를 언급했다. 한 회장은 "과거 카드채권을 은행권이 공동으로 처리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이 같은 취지를 잘 살렸던 것 같다"며 "배드뱅크도 그때 당시처럼 취지를 잘 살려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실 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선 "당초 4월 말에서 5월 초로 (저축은행 인수 계획을)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지주사들도 많이 움직이고 있고 시장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인수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회장은 "인수 후 관리가 잘 될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여건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수도권 인근의 사업성 있는 곳을 찾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봉사 활동에 참석한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실무선에서 배드뱅크 관련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좀 더 논의해서 좋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우 "배드뱅크 취지 공감···운용의 묘 살려야"


◇"탕평인사 실시 여부..두고 보면 알 것"=한 회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계열사 사장단과 공식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그룹 전체적으로 진행된 봉사활동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신한사태' 이후 흐트러졌던 조직기강을 다잡고 '새 출발'을 알리는 성격이 짙었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그룹 CEO들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한 회장은 “앞으로도 CEO들이 솔선수범해 신한금융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취임 당시 "공정한 인사로 분파주의를 척결하겠다"고 말했지만 최근 신상훈 전 사장의 측근이 손자회사 대표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권에선 한 회장의 탕평인사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탕평 인사와 관련한) 여러 우려들에 대해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며 "탕평인사는 꼭 실시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신한금융 고위관계자도 "대부분의 임원들이 라응찬 전 회장 밑에서 일한 사람들이고 능력별로 인사를 해야지 나눠먹기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탕평인사가 실시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21일 오전 태평로 본점에서 고 이희건 명예회장의 추모식을 거행한다. 이날 추모식에는 라응찬 전 회장을 비롯한 신한금융 전·현직 인사들과 재일교포 주주들 일부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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