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명 대표, "혁신신약 개발성과 나올 시기 됐다"

머니투데이 대담=오동희 바이오헬스부장, 정리=김명룡 기자 기자 2011.04.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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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더에게 듣는다]④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10년. 머니투데이가 국내 바이오기업의 대표와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네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조중명 대표다. 기술력으로 매출 수조원대 회사로 성장한 미국의 바이오회사 '길리어드'와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최근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차차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벤처기업을 위해 상장심사에서 수익성 요건 등을 면제하는 '성장형 벤처 특례상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크리스탈 (2,445원 ▲5 +0.20%)지노믹스는 2006년 1월 바이오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 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신약이 작용하는 질환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구조기반신약발굴 기술(SCP)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상장 이후 재무적인 실적은 초라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4억원, 영업손실은 42억원이었다. 2008년에는 매출 36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

조중명 대표, "혁신신약 개발성과 나올 시기 됐다"


조중명 대표(사진)는 "순수 연구개발과 기술수출 등으로 연간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다른 바이오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을 팔아 100억, 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개발 중인 신약이 상업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가 많이 들어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연구개발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2006년 상장초기 2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의 주가는 5년여가 지난 현재 7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조 대표는 "바이오기업은 미래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회사의 기술력과 연구 인력의 능력을 봐 달라"고 말했다.

- 상장이후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계시지만 주가는 되레 하락했습니다.
▶ 바이오산업은 신약개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산업의 사이클도 깁니다. 미국의 바이오기업 길리어드는 설립 후 15년간 적자였어요. 이 회사가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하고 시가총액이 200억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불었습니다. 길리어드가 벤치마크 모델이고, 국내에서 신약을 만들어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 결국 연구개발 성과가 중요할텐데요.
▶ 차세대 관절염치료제는 국내에서 임상2상 후기에 들어갔고요. 슈퍼항생제는 유럽에서 임상1상이 끝났고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분자표적항암제 임상1상을 진행 중인데 결과가 좋아서 임상1상 후기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다른 신약후보물질도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들 기존에 없었던 혁신신약입니다. 또 다국적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신약 연구개발 제휴도 맺었고요. 박사급 인력 20명을 포함해 65명의 연구인력이 연구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인력 수준이나 규모는 대기업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개발은 잘 진행되는데요. 상업적인 성과는 언제쯤 나올 수 있나요?
▶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은 있습니다. 상업적인 성과를 위해서 우선 질병 진단관련 비상장회사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단백질구조분석기술을 이용하면 진단사업과 시너지가 날 것으로 봅니다. 진단기술은 맞춤형치료에 필요하니까요. 관절염치료제는 2014년에는 시판허가가 날 것으로 봅니다. 현재 나와 있는 제품보다 부작용이 적어서 연간 100억원 이상 팔리고 이중 이익은 8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봅니다. 또 이 신약이 개발되면 해외로 기술수출도 더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들을 기술수출 하면 매출에 도움이 될 텐데요.
▶기술수출은 결혼하는 것과 같아요. 헐값에 넘겨줄 수 없는 거죠. 상대방과 조건도 맞아야 하고요. 여러 다국적제약사와 임상과제에 대해 기술수출을 협의 중이지만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슈퍼항생제의 기술수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봅니다.

- 주가가 좋지 않아서 주주들이 불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주주들은 3~4년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가를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잖아요.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성과 파이프라인을 보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바이오산업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니까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해주고 믿고 장기투자를 해달라는 의미입니다. 기술수출 관련한 큰 딜 하나면 다 회복할 것입니다.

-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 약의 기전 작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단백질 구조 규명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2003년에는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에 비아그라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서 발표 논문이 표지에 선정됐어요.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죠. 단백질분석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지요. 주로 미국, 일본 등의 제약사와 연구제휴를 맺는 것도 간접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봅니다.



- 바이오벤처로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 바이오벤처는 혁신적 신약개발로 성장할 수밖에 없어요. 시가총액 2000억~3000억원의 기업 중 제대로 파이프라인을 갖춘 곳이 드문 것이 현실이고요. 원천기술은 특허가 보장되고 상업성도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오산업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점을 꼭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길리어드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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