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롯데·LG, 주가 성장은 다르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4.18 08:05
글자크기

롯데칠성 등 롯데그룹주 M&A로 고공비행...LG그룹주는 실적우려에 지지부진

롯데그룹이 잇따라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치솟는 주가에 희색이다.

LG그룹은 호재성 M&A에도 좀처럼 주가가 회복세를 타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몸집 불린 롯데·LG, 주가 성장은 다르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 (129,300원 ▼2,900 -2.19%) 주가는 지난달 중순 90만5000원에서 지난 15일 105만5000원까지 올랐다.



꼭 한달만에 수익률이 15%가 넘는다. 지난 4일엔 109만원까지 오르며 2008년 6월5일 이후 3년여만에 최고가도 고쳐 썼다.

충북소주를 인수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은 지난달 18일 충북소주 주식 100%를 350억원에 인수했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이 충북소주 인수 이후 추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소주시장이 진로 (20,550원 ▼300 -1.44%)와 롯데 양강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초 2만원대였던 롯데그룹 석유화학 계열사 호남석유 (109,300원 ▼3,500 -3.10%) 주가도 같은 해 현대석유화학, 이듬해 케이피케미칼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끝에 지난달 40만원대를 넘어섰다. 8년만에 주가가 20배 가까이 늘었다.

그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롯데제과 (24,850원 ▼200 -0.80%) 역시 2008년 중반 세계 3위 초콜렛 기업 길리안을 인수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서면서 3년여 동안 주가가 120만원대에서 140만원대로 꾸준히 올랐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길리언 인수 이후 중국,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올 들어 카카오, 설탕 등 원가상승 요인이 있지만 이를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몸집 불린 롯데·LG, 주가 성장은 다르네
최근엔 롯데쇼핑 (62,800원 ▼1,100 -1.72%)이 지난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한 의지를 밝힌 대한통운 (92,700원 ▼2,600 -2.73%) 인수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월말 30만원대로 떨어졌던 주가도 40만원대로 회복됐다.

반면 LG그룹주는 주력사업부인 LG전자 (107,200원 ▼2,400 -2.19%)부터 M&A 효과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달 10일 LS엠트론의 공기조화 사업 분야를 인수한 뒤에도 지난해에 이어 실적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가 오히려 7.8% 하락했다.

2008년 LCD 구동칩 업체인 티엘아이 (5,800원 ▼10 -0.17%) 지분 13%를 인수하며 비메모리반도체로 사업범위를 넓힌 LG디스플레이 (11,740원 ▲190 +1.65%)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곤두박질친 뒤 좀처럼 4만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M&A 자체보다는 펀더멘탈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M&A 자체가 실적개선이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롯데그룹주가 M&A 이후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데는 실질적인 실적개선 효과가 기대됐기 때문"이라며 "호재성 M&A라고 해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