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PC출하량 '뚝'.. 애플 탓?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최종일 기자 2011.04.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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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이 올 1분기에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기술시장 리서치회사인 IDC는 13일(현지시간) 올 1분기 PC 출하량이 8060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 줄었다고 밝혔다. IDC의 데이비드 다우드 애널리스트는 PC시장이 지난해 크게 증가한데 따라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DC의 제이 추 애널리스트는 태블릿PC의 성장세를 PC 출하량 감소의 원인으로 봤다. 그는 "PC업계의 확고한 현실은 기능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이는 처음에 넷북으로 학인됐고 이제는 태블릿PC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는 실리콘밸리의 바이블로 평가되는 클레이톤 크리스텐센의 '혁신기업의 딜레마'라는 책에 등장하는 "충분히 좋은(Good enough)"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새롭고 값싼 PC가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들일 만큼 "충분히 좋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추는 "거시경제적 영향도 PC 출하량의 증감을 설명하는 요인이겠지만 지금 PC 제조업체들이 진정으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질문은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기능에 기꺼이 돈을 쓸만한 강력한 소비자 경험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술시장 리서치회사인 가트너도 이날 1분기 PC 출하량이 8425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줄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트너는 특히 "기업에 판매되는 PC가 늘지 않았다면 올 1분기 PC 출하량은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트너의 기타가와 미카코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PC 수요 부진이 PC시장의 성장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오랫동안 PC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소비자용 저가PC가 더 이상 구매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이 저가PC 대신 태블릿PC나 다른 소비가전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지난 2월에 아이패드2가 출시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패드2를 구매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꾸거나 PC 구매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추세가 PC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IDC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 밥 오도넬은 "PC 출하량 감소를 전적으로 태블릿PC의 성장세 탓으로 돌리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PC 수명 연장과 매력적인 새로운 PC의 부족 등도 PC시장 위축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투자 전문사이트 마켓워치는 이를 두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PC가 점점 더 개인 소비자에겐 별 상관없는 제품이 되고 있는 듯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IDC에 따르면 PC업계 1위는 18.9%의 점유율을 확보한 휴렛팩커드가 유지했다. 2위는 12.8%의 점유율을 보인 델이 차지했다. 3위는 대만의 에이서(11.2%), 4위는 중국의 레노보(10.1%)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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