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억원에 도전하는 종목

머니투데이 이건희 재테크칼럼니스트 2011.04.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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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행복투자] SG충남방적우, 액면가 5000원 기준 5,860만원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 가운데 액면가 대비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이 무엇일까를 질문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엔씨소프트 (204,000원 ▲19,500 +10.57%), NHN (188,600원 ▲300 +0.16%), 메가스터디 (11,270원 0.00%)처럼 인터넷 시대를 주도해가는 회사로서 게임, 포털사이트, 교육 등 각 분야 최고의 기업을 떠올린다. 인터넷에서는 일단 시장지배력을 가지는 위치에 올라서면 제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원가를 적게 들이면서 많은 고객들로부터 막대한 매출액과 이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NHN, 메가스터디는 주당순이익이 2010년에 각각 8811원, 1만1024원, 9731원을 기록하여서 액면가 500원 대비 약 20배 수준에 달하였다. 주가는(4월13일 기준) 각각 27만7000원, 19만6000원, 17만1200원으로서, 액면 분할하기 전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하면 200만원 전후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액면가의 400배 수준으로 PER은 약 20~30배 수준인데, 성장성을 반영하여 PER이 주식시장 평균에 비하여 높게 형성되어 있다.



◆액면가 대비 주가 높은 종목들

통신주인 SK텔레콤 (52,400원 ▲600 +1.16%)은 현재 주가 수준이 top 10에 들고 있지만 2000년 2월의 고점 대비해서는 1/3 토막에 불과하다. 1999년부터 2000년 초까지 벤처붐이 일면서 투자열기가 워낙 뜨거워서 코스닥에서 다음, 새롬기술, 로커스, 마크로젠 등 여러 종목들의 주가가 백만원을 훨씬 넘었다. 화려한 황제주 시대였다.



그 이후 기술주 거품이 꺼지면서 다수의 종목들 주가가 1/10 이하로 내려왔고 심지어 시장에서 물러나게 된 종목들도 나타났다. 그나마 SK텔레콤은 변함없는 이익창출과 초우량 재무구조로 여전히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주로 남아있다.

한편 보험업종에서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분야에서 삼성화재 (326,500원 ▲10,500 +3.32%)삼성생명 (91,900원 ▲3,300 +3.72%)이 각각 주가가 20만원과 10만원을 넘고 있어서 액면가(500원) 대비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으로 등극해 있다. 보험업종은 선진국형 성장 산업이므로 선진국을 향해 가는 한국에서도 보험 각 분야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기업들이 해마다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바탕으로 초고가주에 올라 있다.

전통적인 음식료업종에서는 롯데그룹의 롯데제과 (27,200원 ▲600 +2.26%)롯데칠성 (130,200원 ▲100 +0.08%)이 액면가 5000원에 주가가 100만원을 넘고 있는데 이들 종목은 주당순자산도 100만원을 훨씬 넘는 자산주에도 해당한다. 다른 초고가주에 비하여 주당순자산이 많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전통적인 업종이므로 성장성에 비하여 안정적인 영업력과 자산가치가 주가에 더 영향을 주는 편이다. 롯데칠성은 강남지역 요지인 강남역 인근 서초동에 보유한 물류부지가 인근 지가가 평당 1억원을 웃돌기 때문에 향후 개발이 가시화될 때 영업외 가치가 또다시 부각될 수도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태광산업 (655,000원 ▲1,000 +0.15%)이 있지만 과거의 화려한 영광에 비해서는 오히려 조용한 편이다. 1992년 초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아직은 2만~3만원대의 주가에 머물고 있던 시대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드물게 10만원을 돌파하여 그 당시 초고가주로서 유명했었던 종목이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산주 열풍이 최초로 불어오던 시기에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으로서도 주목을 받았었다.

초대형 기업의 계열사로서 2009년 말에 상장된 SK C&C와 한전기술도 황제주에 합류해 있다. 한국에서 IT서비스업체는 아무래도 삼성, LG, SK그룹의 회사들이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 삼성SDS가 매출 4조3299억원과 영업이익 4243억원, LGCNS가 국제회계기준(K-IFRS)을 반영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067억원과 영업이익 1498억원을 기록하였으며, SK C&C는 매출 1조4752억원과 영업이익 1623억원을 기록하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SK C&C (163,500원 ▲3,500 +2.19%)는 액면가 5000원 환산 시 주가가 200만원이 넘는 종목임에도, SK 지분을 31.8% 보유하고 있으면서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현재 주가는 오히려 SK그룹 계열사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한국전력은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서 움직임이 지지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들은 상장 이후 고가주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이 무려 20년 동안이나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전KPS (35,900원 0.00%), 한전기술 (66,700원 ▼300 -0.45%), 한전산업 (7,850원 ▼50 -0.63%)이 상장되자 관심을 모았던 것은 한국전력은 정부 규제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이 낮지만, 자회사들은 발전시장 회복, 자원개발사업, 해외 원자력 발전설비 수출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금이 SK C&C가 100억원, 한전기술이 76억원에 불과하여 주당가치가 높게 산출되는 것도 이들이 초고가주가 된 요인이다.



◆주당 5000만원 넘는 종목

세계적인 초고가주로서는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명하여 주당 10만달러 이상, 한국 돈으로는 주당 1억원이 넘는 주가 수준이다. 그러면 한국에서 어떤 종목이 주당 1억원에 가장 근접해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답은 위에서 살펴보았던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기업들이 아니라 엉뚱한 종목에서 찾아진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4월13일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주당 5000만원이 넘는 종목이 있다. 그것은 SG충남방적우 (0원 %)선주다. SG충남방적은 대전과 충청남도에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토지만의 장부가가 160억원인 반면 공시지가로도 537억원을 상회하는 실질적인 자산주로서, 특히 대전의 대규모 부동산은 개발가치가 큰 상태로서 보통주의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다. 그렇지만 우선주의 주가는 보통주 주가의 무려 3700배가 넘기 때문에 정상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필자가 글을 쓴 시점에서는 6일 연속 상한가로서 몇번 더 상한가를 치면 즉 액면가 5000원 기준, 1억원에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기세다. 그러나 이런 종목의 미래 주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며느리도 모른다. 왜냐면 다수 투자자들이 사고파는 거래에 의해 형성되는 주가가 아니라 몇주 안 되는 물량이 몇사람 사이에 돌면서 형성되는 주가이기 때문이다.

SG충남방적우선주는 총 상장주식이 110주에 불과하고 회사에서 보유한 자사주 물량을 제외하고 실제 유통될 수 있는 물량은 10주에 불과하다. 원래 거래가 없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일단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단 1주, 2주로도 상한가가 된다.

상장되어있는 주식수가 극히 적은 우선주 중에 초고가주로 되어있는 종목들이 의외로 많다. 동방아그로우선주(동방아그우 (0원 %))와 고려포리머우 (0원 %)선주도 상장주식수가 각각 250주와 173주에 불과하지만 주가는 1000만원이 넘는다. 3월 한달 동안 총 거래량은 당연히 몇주 되지 않는다.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주가의 10배가 넘는 종목들, 즉 괴리율이 1000%가 넘는 종목들을 표에서 살펴보면 모두가 주식수가 극히 적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이들 종목에서는 주식수가 얼마나 적은지가 주가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LG생활건강, SK케미칼, 대림산업, 두산, 아모레퍼시픽, 두산, 한화케미칼, CJ제일제당, SK, GS, 현대차를 비롯하여 다수의 우량 대형주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 주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보통주보다 주식수가 적어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이유로 우량 대형주의 주된 수요자인 기관과 외국인들의 투자가 보통주보다 덜 활발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배당을 1%포인트 더 지급함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이 없고 종합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할인되어 거래되는 것은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괴리도가 60~70%에 달하는 것은 합리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일반인이 주로 거래하는 소형주 경우에는 우선주 주식수가 적을 때 보통주보다 훨씬 비싼 고가주가 되는 반면, 대형주 경우에는 주식수가 보통주보다 적을 때 보통주 주가의 1/2~1/3 수준에서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주에서 나타나는 이와 같은 양극화 현상은 가치라는 측면과는 무관하게 투자자들 성격에 따라 형성되는 수요 공급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것에 기인한다.

일부 우선주의 주가가 터무니없는 주가이긴 하지만 합법적으로 상장되어있는 주식에 대한 거래에 의해 투명하게 형성되는 주가이므로 당국에서 강제로 제약을 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워낙 거래량이 작은 종목에서는 초고가로 주가가 올랐다가 다시 급락하며 떨어지더라도 그로 인해 야기되는 피해가 사회적으로 무시되는 수준이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또한 참여하는 투자자들도 진지한 투자가 아니라 카지노처럼 돈 놓고 돈 먹는 합법적인 게임에 참여하는 생각으로 임할 터이므로 그들이 언젠가 감수하게 될 손실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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