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법정관리 '이중 플레이'… 대주단 '황당'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오상헌 기자 2011.04.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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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과 PF대출 연장 논의중 법정관리 신청…"내부 합의과정서 혼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상환을 하루 앞두고 대주단에 담보 제공 등을 제시하며 만기연장을 요구했던 삼부토건 (1,620원 ▲32 +2.02%)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했다. 만기 연장을 고려했던 대주단들은 삼부토건의 '이중 플레이'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삼부토건 고위 관계자는 12일 "내부 고위층에서 PF 대출 연장을 통해 수습하자는 것과 회생하기에는 이미 때가 늦은 만큼 법정관리를 신청하려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며 "내부에서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결국 이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향후 법원의 판단에서 요구하는 자산 매각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주단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PF 대출 연장 여부에 대해 협의를 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0원 %)산업의 전체 PF채무는 4270억원으로 모두 13일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초 삼부토건은 PF 연장을 위해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에 대해 담보를 제공할 뜻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삼부토건의 급작스런 태도 변화에 대해 대주단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13일까지 담보제공 여부를 밝히면 PF 만기를 연장하려고 했고 당사자인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담당자들도 회의에 참석했다"며 "아무런 내색도 없이 한쪽에선 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다른 쪽에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사실에 기가 찰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양건설도 법정관리로 들어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동양건설은 당초 PF 대출 채권에 대한 담보 제공 여력이 부족해 연대보증을 선 삼부토건에서 추가 담보 설정을 검토했을 만큼 상대적으로 변제 능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해 도급순위 34위에 올랐던 삼부토건은 부동산 경기악화에 따른 분양지연, 과다한 지급보증, 공사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 및 재무구조의 악화로 결국 법정관리를 밟게 됐다.

한편 재판부는 "삼부토건은 최근 도입한 패스트트랙 대상은 아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대표자 심문, 현장검증을 거쳐 회생절차 개시여부를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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