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중소형사에 여전히 낀 대형제약사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4.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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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단속 움직임...대형제약사에는 긍정적

올해 1분기에도 대형제약사의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대형제약사의 영업위축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와 중소형제약사는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2009년 정부가 제약사의 리베이트 영업 규제 강화에 나선 이후 굳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리베이트 집중단속이 시작되면서 대형제약사의 매출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매출 상위 5개 제약사의 지난 1분기 매출 컨센서스(실적추정치)는 총 792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9018억원보다 1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제약사 5곳은 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 녹십자 (164,400원 ▲2,100 +1.29%), 유한양행 (145,400원 ▲19,900 +15.86%), 한미약품 (332,000원 ▲1,000 +0.30%), 종근당 (60,000원 ▲1,400 +2.39%) 등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 녹십자가 신종플루 백신으로 15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매출 상위 제약사들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평가다.



녹십자는 지난해 1분기에 매출 2868억원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이보다 46% 감소한 1541억원이다. 녹십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4억원으로 전년도 884억원 보다 77% 감소한 수준이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의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1663억원, 한미약품은 2.4% 감소한 1467억원이다.

동아제약과 종근당은 그마나 실적 전망이 나은 편이다. 동아제약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164억원으로 전년대비 7.6%,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2억원으로 8.1% 늘어난 수준이다. 종근당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9.2% 늘어난 1093억원이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좋아지겠지만 정부의 영업활동 규제정책으로 여전히 실적회복이 더딘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부터는 제약사들의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정부가 최근 리베이트에 대한 고강도 단속을 펼치고 있다"며 "리베이트 영업을 중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일수록 실적이 회복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문의약품시장에서 대형제약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 전문의약품 매출 상위 10개사의 지난 2월 원외처방조제액(약국에서 판매된 전문의약품 매출)은 전년대비 2% 증가한 1978억원이었다.

반면 다국적제약사의 2월 원외처방조제액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1703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11월 이후 전체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또 매출 상위 10개 회사를 제외한 국내 중소형 제약사의 2월 원외처방조제액은 2831억원으로 전년도 2151억원 보다 9.3%가량 증가했다.

국내 대형제약사 임원은 "종합병원에서는 오리지널의약품에, 의원급병원에서는 중소형제약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에 밀리고 있다"며 "쌍벌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리베이트 영업을 하지 않는 제약사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강력한 단속을 펴고 결과가 나오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국적·중소형사에 여전히 낀 대형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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