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日 원전 사고, '예측불허' 좀 그만](https://thumb.mt.co.kr/06/2011/04/2011040615222761577_1.jpg/dims/optimize/)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의 위력 때문만은 아니다. 총리부터 "예측불허"라고 말을 할 정도로 판단력과 대응력이 부족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책임이 크다. 오염수 방출의 불가피함을 가능성 차원에서라도 예상했다면 일본 국민들은 물론 주변국들도 심리적인 준비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사고 발생 6일째 폐연료봉 저장 수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을 때도 같은 식이었다. 앞서 여러 원자로 건물에서 수소폭발과 화재가 일어나 폐연료봉 손상 가능성도 염두할 만 했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눈앞에 벌어지는 일 말고는 예상 자체를 꺼려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가장 큰 문제는 폐쇄적 태도다. 사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충실한 정보 공개를 요구할 정도다. 방사선량 정보가 자세히 공개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프랑스나 독일, 노르웨이 기상청도 하는 방사능 확산 시뮬레이션을 일본 기상청은 이제야 등 떠밀려 공개하기 시작했다. 오염수 방출 문제도 불가피했다고만 할뿐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 역시 이같은 태도의 연장선상이다.
물론 원전을 다루는 데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달에 가까운 사고 수습 과정을 보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더욱 신속하고 선제적이며 다양한 가능성을 예측한 조치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