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손님을 달래라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2011.04.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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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유형별 불만 대처법… '다짜고짜'형, 사장이 나서면 의외로 수월하게 해결

고객은 왕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서비스 정신 투철한' 사장이라도 모든 고객에게 환한 웃음을 보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밉상 고객부터 무조건 가게 직원을 무시하는 무례한 손님까지. 각양각색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 순발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고객과의 다툼. 어떻게 대응해야 창업자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스마트한 고객서비스>의 저자 박현정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상황별 고객 응대법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툭하면 사장 찾는 보스형 고객

"당신 말고 총 책임자 나오라고 해."



문제가 생기면 가게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은 제쳐두고 다짜고짜 사장부터 찾는 고객들이 있다. 윗사람을 통해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빠르고 확실하다는 걸 깨달은 약삭빠른 고객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박 컨설턴트는 "이런 고객일수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편"이라고 조언한다. 때문에 사장이 직접 나서면 의외로 정중하게 얘기를 풀어갈 수 있다. 이 같은 고객 유형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특히 효과가 좋다. '당신의 의견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마무리다. 그렇다고 매번 사장이 고객을 응대할 수는 없다. "직원들에게 일임해 놨으니 다음에 같은 문제가 생길 때는 어떤 직원을 찾으라"는 내용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의 반이 욕, 흥분형 고객

"이봐, 이거 미친 거 아냐? 아 열받어. 야 XX"

인신공격에 욕설까지. 아무리 고객 서비스가 중요하지만 이런 상황까지 참아야 하는지 모욕감이 앞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때 고객에게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싸움은 싸움대로 하고, 잃는 것은 많은' 피해야 할 일이라는 게 박 컨설턴트의 조언이다. 기분이 불쾌하면 다른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는 데에도 지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싸우는 모습 자체가 다른 이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컨설턴트는 "이런 고객 유형을 대할 때는 욕설 뒤에 있는 속사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내뱉는 욕설은 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단지 고객 개인의 스타일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고객이 무엇에 화가 났는지, 어떤 점이 억울한지를 적당히 맞장구 쳐주는 것이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욕설 때문에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알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

◇될 때까지 버티는 뚝심형 고객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게 어딨어?"

이럴 때면 난감하다. 아무리 가게의 규정을 설명하고, 속사정을 말하며 이해를 구해도 고객은 막무가내다. 박 컨설턴트는 "이런 상황이 닥치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내가 아는 누구는 받았는데 나는 못 받아?' 혹은 '융통성 없는 주인 때문에 서비스가 엉망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귀띔한다. 때문에 규정을 설명하며 준비된 답만 반복하는 건, 오히려 이 같은 고객 유형을 더욱 고집스럽게 만들 뿐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대화의 기술은 '고객의 입장에서 주장을 정리하는 것'.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 다음, 다시 한번 확인 받는 것이 좋다. 이후 "어떻게 해결해 드릴지 지금 고민 중이다"는 등의 대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객의 요구를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 동시에 대안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요령은 1대 1 공간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것. 매장 내 다른 이들에게 불필요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되는 것뿐 아니라 고객보다 사장이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대화를 이끌어 갈 때는 먼저 '최선의 범위는 여기까지'라는 걸 확실히 하고 이유를 정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중간 중간 고객의 입장에서 공감과 안타까움을 표현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마무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긍정적으로 맺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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