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따라 이동하는 '철새 건설사'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4.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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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위기감 증폭<4>]

'먹잇감'따라 이동하는 '철새 건설사'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이다. 건설사들이 기업을 영위하는 기반은 공사수주다.

주택경기가 좋을 때 도급공사 수주가 어렵다며 자체 주택사업을 벌이던 주택전문 건설사들은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 무너졌다.

도급사업 수주를 통해 외형(매출)을 유지하고 효율적인 인력활용과 신공법·기술 적용을 통한 원가절감 등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건설사들의 기본 경영형태라는 것을 잊은 무리한 투자의 결과다.



공사수주가 관건이다보니 공사발주가 몰리는 곳으로 건설사들이 철새처럼 옮기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실제 여름철 태풍과 장마로 수해가 발생하면 수해복구공사가 가장 많이 발주되는 지역으로 중소건설사들이 대거 이전한다.

그러다보니 해당 지역 건설사들이 새로 이전해오는 철새 건설사들에 공사를 빼앗긴다며 반발하자 정부는 이전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인천 이전이 증가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 구도심 개발이 동시에 진행돼 공사발주 규모가 전국 지자체 중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천으로 주소지를 옮긴 중견건설사는 신동아건설 벽산건설 (0원 %) 반도건설 일성건설 (1,308원 ▲58 +4.64%) 삼환까뮤 (1,436원 ▲3 +0.21%) 진흥기업 (897원 ▲9 +1.01%) 등이다. 이중 일성건설 삼환까뮤 진흥기업은 2000년대 초 인천으로 이전했고 신동아건설 벽산건설 반도건설은 2009년 말부터 지난해 사이에 옮겼다.

인천으로 옮긴 뒤 경영실적이 딱히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벽산건설 진흥기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충청(중부)지사 설립붐이 일고 있다. 건설업계의 충청지사는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 (33,200원 ▲1,150 +3.59%)이 1991년 대전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20년 만에 20개로 불어났다.

설립 초기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한 삼성건설(1993년) 대우건설 (3,810원 ▲90 +2.42%)(1994년) 등 메이저들이 주를 이뤘으나 정부 대전청사가 들어선 1998년부터는 SK건설 쌍용건설 (0원 %) 한진중공업 (3,535원 ▼50 -1.39%) 등 중견사들로 확대됐다. 충청지사는 2009년부터 새로운 중흥기를 맞았다.

2009년 한화건설과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이 중부지사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극동건설 동부건설 (4,795원 0.00%) 롯데건설이 대전지점 또는 중부·충청지사를 세웠다.

올들어선 삼성중공업 (9,680원 ▲330 +3.53%)이 기존 영남과 호남지사를 통합한 영업지사를 대전 용전동에 마련해 지사 설립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20개사 중 대전에 지사가 없는 건설사는 두산건설 (1,240원 0.0%) 두산중공업 (19,950원 ▼150 -0.75%) 경남기업 (113원 ▼91 -44.6%) 현대엠코 4개사에 불과하다.

최근의 충청지사 설립 붐은 세종시 건설사업에 관한 정보 수집은 물론 향후 정부청사 이전 뒤 조성될 새로운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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