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중심가 주차료 1시간 1700원으로 5~7.5배 인상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4.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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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간당 10위안에서 최초 1시간 10위안, 추가 1시간당 15위안으로

중국 수도인 베이징의 중심부 주차료가 1시간당 2위안(약340원)에서 처음 1시간은 10위안(약1700원) 이후 1시간당 15위안(2550원)으로 5~7.5배 인상됐다. 이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승용차를 1년에 24만대(월2만대)만 늘어나도록 번호판 승인제를 실시했다. 이번 주차료 대폭 인상은 승용차 증가 제한만으로는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차를 사기도 힘든데 주차비까지 비싸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과 함께 ‘주차비를 한번에 이렇게 대폭 올리는 게 합리적이냐’와 ‘급증한 주차비가 과연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느냐?’에 대한 불만을 함께 털어놓고 있다고 신화왕이 2일 보도했다.

주차비 대폭 인상, 합리적인가?



베이징 시민인 왕홍치앙(王洪强)은 1일 베이징 군사박물관 인근 길가에 2시간 차를 주차했다가 주차비로 25위안(4250원)을 물었다. 그는 “이전에는 많아야 4위안(680원)이었는데 한꺼번에 6배 이상 올리다니, 정말 적응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 쉬앤우먼(宣武門) 부근에 사무실이 있는 위(于) 씨는 “모처럼 어렵게 차를 샀는데 주차비를 대폭 올려 몰고 다닐 수 없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데 인상된 주차비로 계산하면 하루에 130위안(2만2100원), 한달이면 3000위안(51만원)이나 된다. 사무실이 시내여서 어쩔 수 없이 주차해야하는데 어떻게 감당하라는 말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베이징 시민인 장춘라이(張春來) 씨는 매일 부인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다. 매번 병원 근처에 주차할 때마다 수십위안을 주차비로 내야 하는데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이 멀어 불편하고 택시도 많지 않아 부득이하게 차를 몰고 병원에 가야 한다.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주차비를 인상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치료차 병원에 가는 것 등 특별한 경우엔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차비가 대폭 올랐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문에는 아이들 마중나온 차들로 여전히 북적댄다. 시민 장펑(張峰)은 “주차비가 대폭 오른 것은 알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이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교문 근처에 주차하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주차비 인상, 주차비 징수원 주머니만 두둑하게?
최근들어 주차비 징수원의 ‘깎아주기’ 현상이 이미 ‘준규정’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시민 리우양(劉洋) 씨는 “전에 베이징 시딴(西單)에 주차한 적이 있는데 주차시간에 따라 계산하면 10위안이지만 영수증을 끊지 않으면 5위안으로 해주겠다는 주차비 징수원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왕웨이 국가행정원 교수는 “이런 종류의 ‘준규정’이 주차비 인상이 교통체증 완화라는 소정의 효과를 얻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주차비를 적게 걷는 것이 아니라 주차감소 효과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액의 주차비, 어디로 가나?

"도로는 공공자원이다. 어떤 근거로 주차장은 주차비를 받아 가고, 그렇게 걷은 주차비를 어디에 쓰냐?“며 시민 손포어는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주차비를 거둬 어디에 쓰는지 명확하지 않다. 션양(沈陽)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이전에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주차비를 인상했을 때 시민들은 “주차비를 어디에 쓰느냐?”며 반대의견을 냈다.

베이징 교통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은 지난해까지 5671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140만대가 주차했다. 또 변두리 지역에 2516개 주차장이 있으며 78만대가 주차했다. 현재 베이징에 등록돼 있는 자동차는 490만대 정도 된다. 이는 절반 이상인 약 270만대가 노변에 주차해야 한다는 뜻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베이징에 등록돼 있는 승용차와 주차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오른 주차비로 계산하면 베이징 시는 연간 수십억위안의 주차비를 징수하게 된다. 이렇게 큰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시 교통위원회의 리우샤오밍 주임은 “도로에 주차한 차에서 거둔 주차비는 정부에 귀속된다. 정부는 이 돈으로 교통시설을 확충하는 데 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왕웨이 교수는 “다른 나라의 사례나 법규정의 취지로 볼 때 징수된 주차비는 당연히 주차장 건설이나 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데 쓰여야 한다”며 “주차비를 다른 곳으로 전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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