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복구작업 일당 20만엔(260만원)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3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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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작업 참여하지 않으면 해고’라는 말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참여하는 사람도

“하루에 20만엔(약260만원) 줄테니 후쿠시마 제1원전 복구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나?”

후쿠시마 제1원전의 5차 하청업체에 다니고 있는 30대 회사원은 최근 회사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고 마음이 흔들렸다. “통상 내가 버는 수준을 감안한다면 꿈같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울면서 가지 말라고 해서 포기했다. 작업은 (방사선물질 때문에) 1시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시급 20만엔’이다. 그래도 리스크가 너무 크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과의 전쟁’을 하면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원들에 대해 ‘영웅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복구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말해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본심이 나오고 있다.



일본 시사주간지 주간포스트(4월8일자)는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원 중에 도쿄전력의 ‘7차하청’업체 직원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전력 직원과 하청 손자하청 직원들은 ‘복구작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말 때문에 할 수 없이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니가타현에 있는 4차 하청기업에서 근무하는 작업원은 “후쿠시마 원전 복구작업에 들어가는 것을 거절했다”며 “현재 복구작업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위험한 원전에서 일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솔직히 말해 나에게는 자위대와 소방대원처럼 사명감이 없다. 동료들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가족도 걱정하고 있는데 목숨을 걸면서까지 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본심”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복구작업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적다보니 작업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작업원에게 지급되는 보수가 급등하고 있다.

이와키시에 있는 5차 하청기업에 다니는 30대 회사원은 “일당 20만엔을 제의받았다”며 “생명의 위험이 뒤따르는 곳에서 일하는 데 20만엔이 비싼 것인지, 싼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금액이지만 거절하는 직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40대 작업원은 “원전이 정지되어 있는 동안에도 생활비는 나간다.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복구작업 참여제의를 거절하면 다음 번 일을 받지 못할 것이 두렵다. 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니가타 피난소에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피난했을 때 “도망가면 해고다”라는 말을 들은 작업원도 있다.

지금 원전 주변에는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되고 있어 일당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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