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폭발 일어나던 그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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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 총리의 현장시찰로 '벤트'가 늦어지던 바로 그때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땅이 위 아래로 흔들리는)직하형(直下型) 지진이 일어났나?’

“3월12일 오후3시36분경. ‘붕’하는 소리가 들리고 내진설계가 돼 있는 면진동(免震棟)이 크게 흔들렸다.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튀어 올랐다. ‘직하형(直下型) 지진이 일어났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잠시 멍하니 있었는데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서 하얀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1호기 모습이 보였다. 바로 수소폭발이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했을 때, 후쿠시마 제1원전 안의 상황이 도쿄전력 협력회사 사원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그곳에서는 갑작스런 폭발에 동요하면서도 차차 안정을 찾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작업원들의 모습이 있다.



협력회사의 남성 사원은 11일 오후2시46분, 원전의 부지 안에 있는 건물이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잔뜩 겁먹은 여성 작업원들이 울면서 뛰쳐나왔다. 흔들림이 그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작업원들이 시설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난 뒤 약30분 후, 바다 쪽에서 ‘고-’라고 소리가 들려왔다. 쓰나미였다.

1호기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면진(免震)중요동 2층에 있는 ‘긴급시대책실’에 현지대책본부가 만들어졌다. 원전 소장을 중심으로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사원들 약 300명이 모였다. 방의 넓이는 학교 체육관의 절반 정도. 벽에는 크고 작은 모니터가 붙어 있고 도쿄전력 본사의 내부 모습을 보여주는 모니터도 있었다.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방사)선량은 0 시버트”. 작업원들이 당황해서 들락날락하며 전원에게 정보를 전달되도록 마이크로 현장의 상황을 알려줬다.

작업원들은 원자로와 터빈, 구호 등 20~30명씩 조를 짜서 움직였다. 이상상태로 상승한 원자로의 격납용기 안의 압력을 어떻게 낮출까가 가장 긴급한 과제였다. 어떤 조는 책상 위에 도면을 펼쳐놓고, 밸브를 열어 압력을 낮추는 벤트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압력이 이렇게 계속 높아지면 견디기 어렵다. 빨리 벤트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소리가 들렸다.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았는데도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12일 아침, 현장으로 시찰나온 간 나오토 총리와 복도에서 스쳐 지나듯 만났다.


그렇게 아까운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오후3시36분경. 바로 그 때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통제를 벗어난 원전에서는 방사선 물질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원전에서 20km 이내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피난지시가 내려진 것도 그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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