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주총 난항, '배당·이사선임' 관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3.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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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액 주당 580원->850원 가능성...사측·노조·소액주주 주총장서 갈등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 피인수를 앞두고 31일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주총을 열어 2010 회계년도 재무제표, 배당, 이사 및 감사 선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의 안건을 승인한다.

이날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론스타의 마지막 배당액과 윤용로 외환은행 내정자의 상임이사 선임 안건이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2010 회계년도 이익에 대해 주당 58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모두 3740억원 규모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보유한 최대주주 론스타가 이 중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금융권에선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배당액이 850원으로 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지난 해 11월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 주당 850원의 배당금을 가져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그러나 이사회에서 '먹튀 논란'과 고배당 비판 등을 감안해 주당 배당금을 580원으로 줄였다. 대신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합의에 따라 최대 배당 가능액과 실배당액 차이인 주당 270원(889억원)을 보전해 줘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가 주총에서 배당액을 850원으로 늘려 승인할 수도 있다"며 "하나금융도 차액 보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배당액을 늘릴 경우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유보된 론스타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배당금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두 번의 이사회를 통해 어렵게 결정된 배당금을 론스타와 하나금융이 인상하려 한다"며 "대주주의 추잡한 탐욕으로 이사회 결의를 뒤집는 일이 일어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내정자의 선임 안건 통과 여부도 관심거리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경영진을 선임하는 데 대해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대금납입도 정부 승인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어떻게 임명할 수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외환은행의 사내 이사는 윤 내정자와 장명기 수석 부행장 등 상임이사 2명과 론스타측 비상임이사 3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외환은행 인수를 앞둔 하나금융 측 인사 5명과 기존 론스타 측 인사 1명,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측 인사 각 1명 등 8명으로 짜인다. 총 이사 수는 10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난다.



새 이사진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종결(딜클로징)되는 시점부터 이사로서의 효력이 생긴다. 이 경우 론스타가 임명한 이사 4명이 퇴임하게 돼 외환은행 이사진은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거래 종결 시한(5월31일)까지 거래가 끝나지 않으면 새 이사진 선임 효력도 자동 상실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거래가 종료될 때까지는 기존 이사진이 그대로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노조원과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예정 시각을 30분 넘긴 10시30분터 개최됐다. 주총에 앞서 노조원 수십명은 주총장 앞에서 외환은행 매각에 반대하는 연좌 농성을 벌였다. 주총장 입장을 둘러싸고 외환은행 사측과 노조원, 소액주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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