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공중분해 영남권 강력 반발(종합)

머니투데이 부산= 윤일선 기자 2011.03.30 18:42
글자크기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 가덕도 신공항을 신청했던 부산과 밀양신공항을 지지했던 대구·경북·경남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흘러나온 신공항 백지화 설을 애써 모른 채하며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던 영남권 시민들은 최근 정부가 진행한 입지평가 등이 모두 각본에 의한 연극에 불과 했다며 불쾌해 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가덕도와 밀양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던 이웃 자치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정부를 성토하며 공항 건설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은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영남과 4개 시도는 정부결정과 무관하게 신공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산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 독자추진 = 허남식 부산시장은 30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평가위원회의 발표는 신공항 건설을 사실상 무산시키는 발표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김해공항의 확장은 안전과 소음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힘들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고 "부산시역 내에 있는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옮기는 김해공항 이전을 부산시 단독으로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을 두고 가덕도에 또 다른 공항을 만드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았다"면서 "신공항은 김해공항의 안전과 소음문제를 극복해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안전한 공항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해온 숙원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평가위원회와 평가단의 평가에 대해 "발표 하루 전 현장을 찾아 관계자나 전문가의 설명도 듣지 않은 채 잠시 둘러보고 자리를 떳다"면서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신공항 건설이 부적합하다며 무산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든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어 그는 "24시간 운행 가능한 안전한 공항의 최적지는 가덕도 해안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시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독자적인 김해공항 이전 추진 의사를 피력했다.

◇대구·경남 등 "우리를 우롱, 신공항 지속적으로 추진" 후보지였던 밀양의 엄용수 시장은 사퇴를 선언하는가 하면 밀양을 지지했던 경상남북도와 울산시도 이번 정부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는 등 영남권 전체의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국민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국가의 중요한 정책결정을 정치논리로 좌초시켜놓고 그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신공항 평가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대통령과 정부의 말을 믿고 3년간 달려왔는데 철저하게 우롱 당했다"면서 "더 이상 시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사퇴한다"고 말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백지화 결정과 그 결정과정에 불복한다"고 강력히 항의하고 "정부의 결정은 1320만 영남권 주민의 오랜 염원을 저버린 것"이라면서 "영남과 4개 시도는 정부결정과 무관하게 신공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회는 "신공항 백지화는 1300만 영남인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시민들과 함께 총궐기해 촛불시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경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구 경북민들은 "정부가 경제성을 핑계로 정치적으로 신공항을 무산시켰다"며 "정해진 각본대로 이런 결론을 낼 거면서 왜 현장 실사를 하는 등 영남권 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냐"고 따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