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동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영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일본과 강한 수직적 분업 관계를 맺고 있어 일본 부품·소재 및 장비업체 피해가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완제품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설비 파손, 부품공급 차질과 전력난 등으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1.3~1.5% 감소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특히 중장기적으로 지진피해가 일본 성장 모멘텀을 저해할 것이라며 2015년 이후 일본 경제 성장률이 1%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대지진으로 일본이 독과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에서의 생산 차질과 글로벌 공급차질의 충격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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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국 경제가 일본과 강한 수직적 분업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의 1% 증가는 대일본 수입을 0.96% 증가시키는 등 한국 수출은 일본 부품·소재 등 중간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반도체 웨이퍼 조달과 신규 설비 증설에 차질이 예상되며,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소형 디스플레이 업체와 패널 생산라인 증설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종은 파라자일렌(PX) 등 일부 석유화학, 전자재료의 공급 부족이 우려된다. 자동차는 일본산 부품의 수급 차질이, 철강은 일부 철강수요업체의 단기 수급난이 예상된다.
연구소는 또 엔화가치 급변동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여 채산성 악화, 수출 둔화, 물가 상승 등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관점에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국내 부품산업 기반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글로벌 자금 이동 등 주요 거시 경제지표에 영향을 주는 요인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