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복(公僕) 김동선 중기청장이 채워준 2%

머니투데이 유현정 기자 2011.03.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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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원군'과 함께 전장에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28일 9개 발광다이오드(LED) 중소기업과 이들을 모은 KE&S홀딩스가 러시아 내 세 번째 자치공화국인 바시키르와 1조원 규모의 LED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참석한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을 두고 동행한 중소기업 CEO들이 한 말이다.

이날 바시키르 공화국의 수도 우파에 소재한 정부청사 '벨리돔'에서 열린 '에너지 효율화 사업 참여'에 관한 공동 협약식에는 계약 당사자인 10개 국내 중소기업 대표와 함께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 수출길을 여는데 중기청장까지 발벗고 나서 함께 가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다.

중소기업 CEO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차관급 인사가 방문하자 대우도 달라졌다. 그는 협약식에 앞서 바시키르 공화국 하미토프 대통령과 톨카쵸프 국가최고평의회의장을 잇따라 만나 LED분야 이외의 타 산업분야 진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청장의 방문은 우리 기업의 해외수출을 보증하는 정부 대 정부의 협정서를 체결하는 마지막 절차였다. 김 청장의 '싸인'으로 달라진 것은 없지만 정부기관 수장이 직접 나섬으로써 계약의 신뢰도를 높이고 더 큰 사업에 대한 가능성도 열렸다는 게 동석했던 중소기업 대표들의 전언이다.

김토일 KE&S홀딩스 대표는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러시아의 지방정부와 계약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민감한 일"이라며 "김 청장의 동행이 바시키르 정부 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바시키르 정부는 수출에 참여하는 국내 LED 업체들이 향후 근처의 또 다른 재정국 및 러시아 본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정부 보증을 직접 서 주겠노라 약속했다고 한다.


또 현지 최대 은행으로부터 사업자금 대출을 위한 계약을 하도록 배려했다. 바시키르 정부의 호의는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력에 정부기관의 수장이 막판에 보태어준 '2%의 힘'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국가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 부른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이다. 과거에 그렇지 못했다면 이번을 계기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일에 공복들이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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