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용의 씨크릿머니]빚내서 살만한 주식은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03.2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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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용의 씨크릿머니] 공모가보다 싸고 마이너스 없는 '스팩株' 유망

[최명용의 씨크릿머니]빚내서 살만한 주식은


증권부 기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좋은 종목 없어?'란 물음일 게다. 친구를 만나도 이런 질문을 받고 오랫 만에 인사를 드린 친척 어른들도 이런 질문을 던진다. 하물며 취재를 위해 만난 취재원들이 되레 기자에게 '좋은 종목'을 취재하기도 한다.

"그런 주식을 알면 내가 사죠"라고 말을 꺼리기가 몇 차례. 그러다보면 몇가지 모범답안을 마련해 다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나 포스코"다. 실적은 얼마나 좋은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신기술과 실적으로 승부하는 회사다. 수급면에선 외국인도 좋아하고 기관도 좋아한다. 워런 버핏은 몇년째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삼성전자를 추천하면 한결같이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주당 100만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어떻게 사느냐고...



그럼 눈높이를 낮춰 몇 만원쯤 하는 우량주를 추천해본다. 자동차 부품주나 화학주, 자산가치가 높은 우량 주식들을 몇 가지 손꼽아보면 "그동안 너무 올랐잖아"라고 손사레를 친다. 좋은 종목은 이런 게 정말 좋은 종목인데...

비장의 카드를 꺼낼 때가 있다. '빚내서 사도 좋은 종목'을 일러준다. 빚내서 사도 좋은 종목은 무엇일가. 종목을 추천받고자 하는 이들은 '단기간에 급등해서 빚을 청산하고 몇 배가 남는 종목'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빚내서 살만한 종목은 말 그대로 대출 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안전하게 낼 수 있는 종목이다.


배당률이 시중 금리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있다. 부동산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배당성향이 액면가 대비 6~7%에 달한다. 최근엔 주가가 올라 액면가를 넘어섰지만 연초만해도 액면가보다 낮았다.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344원이었다. 액면가인 5000원에 주식을 샀다면 연 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매입가가 액면가보다 낮았다면 수익률은 7%를 넘었을 게다. 2014년 이후엔 배당률이 8%를 넘고, 2018년 이후엔 14%가 넘을 예정이다. 대출이자가 문제가 아닌 수준의 배당 규모다.

최근 증권가에 회자되고 있는 스팩도 대표적으로 '빚낼만한 종목'이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해 상장시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식인수목적회사다. 대부분 스팩을 보는 관점은 합병이 될 경우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자가 어떻게 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꾸로 합병을 못한다면 그래도 살만한 종목이다. 현재 상장돼 있는 22개 스팩 중 발행가를 넘는 곳이 몇 안된다. 스팩의 자산 대부분은 현금이다. 3년의 시한동안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보유 현금을 주주들에게 모두 돌려주게 돼 있다. 그간 맡겨놓았던 이자까지 고스란히 돌려준다.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스팩을 산다면 만기시 꽤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 스팩 대표는 "예금할 돈 있으면 스팩 사는게 훨씬 낫다"고 귀띔했다.

주식 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투자자들에게 스팩 주식을 먼저 매수해보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하면서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살펴보고 주식시장 생리를 배울 수 있으니 말이다. 스팩이 합병에 성공한다면 주식시장의 꽃인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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