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노트]무르익는 MB의 '4대강 꿈'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11.03.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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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 강의 내용을 자신의 수첩 맨 앞장에 붙이고 다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의 수첩에 붙이고 있던 이 강의 내용을 직접 낭독했다.

이는 곧 '4대강 사업에 대한 이 대통령의 굳은 의지'로 읽혔다. 보통 수첩 맨 앞장에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글귀나 가장 자주 보는 내용을 붙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반대의 벽에 부딪칠 때마다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을 언급하며,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고 지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고하는 담당 장관들도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지난달 10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4대강 사업 보고 회의는 무려 4시간을 넘겼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일 사안에 대한 보고회의가 4시간을 넘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구상과 의지는 '청계천 효과'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이던 2005년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1년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2004년 말까지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지만 2005년 말에는 고건 전 총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을 따돌리고 단숨에 1위에 올랐다. 2005년 10월1일 청계천 복원 공사 완공을 전후해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능했다.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국 대선 승리는 이 대통령 몫이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오는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물론 청계천 복원 때와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다르다. 대통령이 1,2개의 국책 사업 성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전반적인 평가가 나쁠 경우 4대강 사업 등 특정 사업에만 몰두했다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며 "사업의 결과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를 알리고 홍보하는 작업들도 서서히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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