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산업 성장사 뒤에 박근혜 있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1.03.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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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 서강대 은사, 고 임태순 교수와의 인연

"박정희 대통령은 1971년 전시회(제2회)부터 1979년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참관했고 그 때마다 영애 박근혜양을 데리고 함께 전시제품들을 돌아봤다. 박양도 1970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1974년 수석으로 졸업했다."

"4년간 박근혜양을 지도한 임태순 서강대 교수는 애제자로 대통령 딸을 데리고 있었으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간혹 학생 가정방문차 청와대에 들어갈 경우 (전자산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대통령과 영부인은 즐겁게 그의 얘기를 귀담아들었다."



최근 신산업경영원이 발간한 '증언-한국전자정보산업 개척사: 내를 이뤄 바다로 가다'(송태욱·이희종·이용태·박항구·강기동·성의경 공저)에 소개된 전자공학과 학생 박근혜(전 한나라당 대표)와 관련된 내용이다.

증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산업화 과정에서 전자산업에 관심을 갖고 됐고 그런 이유로 딸을 전자공학과 학생 40명 가운데 홍일점으로 입학하도록 했다. 그 인연으로 만난 고 임태순 교수는 한국전자산업의 기초정책 수립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임 교수는 1988년 서울올림픽 폐막식을 보고 귀가하던 중 뇌졸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대통령에게 전자산업 육성을 적극 건의하고 신격호 롯데 회장을 만나 반도체 실리콘 제련사업을 권유하는 등 한국 전자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당시 박 전대표가 영애임에도 불구하고 통금시간 1시간 전인 밤 11시까지 실험실에 남아 과제를 마치게 할 정도로 학자로서도 엄격했다.

박 대통령이 딸의 진로를 '전자공학'이라는 당시 생소한 학문으로 정하도록 한 사연은 66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세계 최대반도체업체였던 미국 모토로라에서 기술부장으로 근무하던 강기동 박사를 포함한 모토로라 투자단이 한국을 찾아 박 대통령에게 반도체 조립공장의 설립을 요청하면서 건넨 트랜지스터세트가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은 이듬해 컬럼비아대 전자공학과 교수였던 김완희 박사를 불러 "우리도 이런 걸 만들어 팔아야 되지 않겠소. (주력상품인) 섬유는 창고에 가득해봐야 10만달러도 받기 어려운데 이런 건 손가방 하나만큼이 30만달러, 50만달러 하니 말이야"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섬유가 주력사업이던 한국에서 생소했던 반도체를 접한 박 대통령은 원가의 100배를 벌어들일 수 있는 반도체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김완희 박사를 불러 전자산업육성 기본계획을 준비토록 했다. 그 결과가 69년 '전자공업진흥법' 제정과 '전자공업진흥계획' 발표였다.

이를 계기로 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대표를 전자공학과에 입학시켰고 이때 만난 임 교수는 학생의 학부모로서 박 대통령에게 산업의 중요성을 직언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탰다.

임 교수는 74년 상공부 산하 반도체공업분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국내 최초로 반도체 제조회사 한국반도체(이후 삼성에 인수)의 설립자인 강기동 박사, 이정한 서울대 교수 등과 한국의 반도체 및 전자산업의 기초를 닦았다.

모토로라 투자단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조그마한 트렌지스터세트가 그의 딸 박 전대표를 전자공학도로 이끌었고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으로 인해 박 대통령은 전자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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