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뚝…금융위기 수준 뒷걸음질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1.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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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는 급랭하고 기대 인플레는 4% 목전

잇단 대외 악재에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점(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들이 예상한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률(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2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소비자들은 특히 현재 경기와 앞으로의 경기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는 안 좋고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란 암울한 진단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1년 3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3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개월 째 하락, 전월보다 7포인트 내린 98을 기록했다. 2009년 5월 105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를 밑돈 것이자, 2009년 4월(9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물가상승과 구제역 파동, 전세대란, 저축은행 부실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일본 대지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 소식이 소비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와 향후경기전망CSI 등이 모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보다 18포인트 떨어진 64, 향후경기전망CSI는 19포인트 떨어진 75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의 35 및 64 이후 각각 최저치다.

가계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는 각각 82와 87로 전월보다 7포인트와 9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5포인트 떨어진 95로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갔다. 세 지수 역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지출전망CSI도 109로 3포인트 빠졌다.

이밖에 현재가계저축 및 가계저축전망CSI가 100선을 밑도는 가운데 모두 전월보다 하락한 반면, 현재가계부채 및 가계부채전망CSI는 100선 위에서 전월보다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연평균 3.9%를 기록하며 4%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09년 6월(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물가가 4.0%를 초과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의 비중이 지난달 33.8%에서 43.9%로 크게 늘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달 CSI 구성 지수 대부분이 떨어졌음에도 물가수준전망CSI는 전월보다 5포인트 상승한 15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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