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똥아저씨와의 스캔들 집필, 필요한 과정"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1.03.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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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에세이 '4001' 몇달동안 법적자문받아 실명거론 문제없어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스캔들에다 학력 위조 사건 등으로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씨(39)가 22일 정오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전에세이 '4001'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br>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스캔들에다 학력 위조 사건 등으로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씨(39)가 22일 정오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전에세이 '4001'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난 2007년 예일대 박사학위 위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등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39)씨가 22일 정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자전에세이 '4001'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 씨는 "이 책은 2007년 7월 16일 뉴욕에 도착한 날부터 최근까지 근 4년에 걸쳐 써왔던 일기를 일부 편집한 것"이라며 책을 낸 소회와 함께 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예일대 박사학위 수여과정, 문화일보 '누드사진' 등과 관련된 속내를 털어놨다.



책 제목 '4001'은 1년6개월간 복역할 당시의 수인번호. 신 씨는 "올 4월이면 출감한 지 2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4001번'으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오늘이 '4001번'과 헤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해 책 제목도 이렇게 붙였다"고 했다.

예일대 박사학위 수여에 대해 신 씨는 당연히 내 잘못이라고 시인하면서도 "내가 직접 위조를 하고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이것이 내가 섭섭한 점"이라고 했다. 자신 역시 학위브로커에게 속아 진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신 씨는 오는 5월 자신의 학위를 놓고 동국대와 예일대의 소송이 마무리된다며 학력 위조와 관련된 이야기는 재판이 마무리되면 더 많은 사실이 알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시 세간의 관심사였던 변 전 정책실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신 씨는 책에 이 부분을 실을 것인지 말 것인지 심사숙고 했다 면서도 이 내용을 감춘다는 건 이제 와서 너무 구차스럽다고 했다. 또 변 전 실장과 자신을 놓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연, 아주 슬프게 흘러가버린 인연"이라며 "두 사람 모두에게 새 출발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책에는 '똥 아저씨'로 지칭된 변 전 실장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정운찬 전 총리 등을 비롯해 자신의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 대부분에 관한 일화도 실명으로 담았다. 다만 모 일간지 기자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일화처럼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이니셜처리가 됐다.


법적인 문제는 없느냐는 우려에 신 씨는 책을 내는 과정에서 몇 달 동안 법적인 자문을 받았다며 책에서 실명을 언급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또 4년이 지난 상황에서 해당 관계자들을 다시 언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냐는 질문에는 "어느 부분은 감추고 어느 부분은 보이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당사자에게는 아픔이 될 소지도 있지만 이런 부분 없이는 자신이 겪은 4년의 시간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당시 문화일보가 게재한 누드사진과 관련해 퍼진 '성로비'의혹에 대해서는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수치스럽게 한 것 중 하나"라며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중 신 씨는 "이 세상에 계시지는 않지만 내가 마음속으로 가장 소중하고 죄송하게 생각하는 분이 아버지라 이 작품을 표지로 삼았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책 표지에 실린 작품 'Longing for Love(기다린 그리움)'은 신 씨가 지난 95년 캔자스 대학교 재학 당시 장학금을 수상한 작품이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를 그리고자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첫 선물인 핑크원피스를 소재로 한 것이다.

한편 함께 자리한 안희곤 출판사 사월의책 대표는 "저자 신정아씨에게는 사건이 생긴 직후부터 현재까지 제대로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책을 펴낸 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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