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공포에 신기록 쏟아낸 日증시..이틀새 51조엔 날아가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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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한 때 1392엔(14.49%) 폭락..도쿄전력은 이틀연속 하한가

대지진에 이어 강타한 핵(核)공포가 일본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었다. 이틀 동안 주가가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51조엔(약660조원)이나 날아갔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 3호기에 이어 2,4호기마저 연쇄 폭발한 15일 닛케이225주가평균은 전날보다 1015.34엔(10.55) 떨어진 8605.15에 마감됐다. 이는 2009년 4월28일(8493엔) 이후 약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락률은 일본 증시사상 3번째로 높은 기록. 작년 연중최저치(8824)를 순식간에 갈아치울 정도로 하락폭이 컸다. 그나마 이날 도쿄증권거래소가 주가추락을 막기 위해 현물과 선물의 차익거래를 제한한 덕분으로 장중 최저치보다는 다소 하락폭을 줄였다.

닛케이225주가평균은 특히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핵 위험을 경고'한 직후인 오후1시10분 경 1392.86엔(14.49%)나 폭락하며 8227.63까지 추락했다. 이 하락폭은 2008년10월16일 리먼 쇼크 때(1089엔, 11.41%)를 능가하는 것이며, 하락률은 19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14.9%)에 버금가는 사상 두번 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이때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600개나 하한가를 기록했고 상장종목의 99%가 하락하는 굴욕이 연출됐다. 특히 종가기준으로 1048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10일(1163개)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닛케이225주가평균은 1.3호기 폭발사고 영향으로 지난 14일에도 633.94엔(6.18%)나 급락했다. 14,15일 이틀 동안 무려 1649.28엔(16.08%)나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51조엔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게다가 이날 거래량은 57억7715만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거래량이 는다는 것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경험법칙이다.


이런 주가 폭락으로 이날 오사카선물거래소에서는 오전 11시8분과 24분 2차례에 걸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에 비해 현격히 상승하거나 하락했을 때 시장안정을 위해 15분 동안 거래를 정지시키는 조치다.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닛케이주가지수선물은 한 때 8000선이 무너지는 초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일본 증시의 참담한 기록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있는 종목은 모두 하한가의 치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쿄전력은 가격제한폭인 400엔 떨어지며 1221엔에 마감돼 1984년11월 이후 26년4개월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한가 매도잔량이 무려 6473만주나 쌓여 향후에도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도시바도 하한가인 80엔 떨어진 331엔에 마감됐다. 1155만주가 거래됐음에도 불구하고 하한가 매도잔량은 9191만주나 쌓였다. 일제강(日製鋼)과 기무라화학(木村化)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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