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교민 '센다이 탈출 일지'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3.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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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한 교민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센다이 탈출 일지'.13일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한 교민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센다이 탈출 일지'.


일본 북동부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일본 현지 교민이 쓴 '센다이 탈출 일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13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센다이 탈출 일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지진 당시 센다이에서 도쿄로 탈출한 사람"이라며 "지금부터 센다이 탈출 일지를 적겠다"고 운을 뗐다.

이 교민은 11일 센다이에 여행을 가 개인 용무를 보던 중 대지진을 맞았다. 그는 "당시 건물 밖에 있었는데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며 "지진 발생 직후 휴대폰으로 열차정보를 확인했지만 대부분 열차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그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 전화통화와 인터넷 통신에 장애가 발생했고, 곧 센다이 전체가 정전됐다. 그는 재빨리 편의점으로 가 도시락과 물 2L, 과자 등을 구입했다.

이 교민은 "JR센다이역에서 알려준 공식 피난소로 이동했으나 정전상태라 추위를 극복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며 "근처 은행에서 지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 그곳에서 머물렀는데, 늦은 밤에도 여진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새벽 4시 마침내 공중전화를 통해 한국의 부모님과 연락할 수 있었다. 그가 대피했던 은행은 정식 피난소가 아니라 오전에 나와 주센다이 총영사관으로 이동했다. 이 교민은 "재난 관련 정보를 좀 더 얻고 한국 측과 연락도 용이할 것 같아 총영사관으로 갔는데, 나 외에도 센다이 거주 한국인 100여 명이 이곳에 모였다"며 "이곳에서 낮엔 라면, 저녁엔 밥과 간단한 반찬을 제공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13일 새벽 5시 경 외교통상부 신속대응팀은 이 교민을 비롯 귀국 또는 타지역으로의 이동을 강력히 희망한 인원 11명(상기 유아 가족 5명 포함)을 니가타시로 이동시켰다. 이 교민은 나가타역에 내려 도쿄로 향했고 다른 사람들은 나가타 공항을 통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갑작스러운 재해에 놀랐을 텐데 냉정을 잃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한 뒤 대처한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 가운데 이 교민은 또다른 게시판에 총영사관 근처에 있는 미야기현청과 센다이시청에서 수집한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탈출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한편 11일 오후 2시 48분경 일본 동해안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해 일본 북동부 지역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지진 규모는 '일본 관측 사상 최대'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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