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종합]방사능재앙, 亞 위축우려..다우 1만2000내줘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송선옥기자 2011.03.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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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日 쓰나미와 방사능 유출로 글로벌 소비심리 타격 우려

속속 드러난 일본 쓰나미 피해와 원전 공포에 반사이익이라는 염치없는 손익계산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재해복구 기대를 잠시 미루고 우선은 참사로 인한 일본 산업피해의 연쇄효과를 반영하는데 치중했다.

특히 일본 원전 추가 폭발과 방사능 재앙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큰 영향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전날대비 147포인트 하락, 1만1900선마저 내주다 오후늦게 저가매수가 들어오며 낙폭을 축소했다. 마감가는 전거래일 대비 51.24 포인트(0.43%) 내린 1만1993.16이다.



나스닥과 S&P500지수도 장중 1% 넘게 떨어지다 각각 14.64포인트(0.54%) 내린 2700.97로, S&P500은 7.89포인트(0.6%) 하락한 1296.39로 거래를 마쳤다.

'코끼리 사냥총을 장전한 채 손가락이 근질거린다'던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세계최대 윤활유 업체인 루브리졸을 사냥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루브리졸의 주당 가치를 135달러로 계산해 지분 100%를 전액 현금으로 인수한다. 인수규모는 현금 90억달러에 7억달러의 순부채를 포함한 총 97억달러 규모다. 루브리졸의 주당 가치는 지난 11일 종가에 28%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이날 루브리졸은 뉴욕증시서 인수가격을 직행했지만 증시에 별다른 이슈가 못됐다.

방사능 재앙 우려에 시종일관 초조...일부 반도체주 상승

쓰나미 피해에다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재앙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며 장중 낙폭이 컸다. 현실화될 경우 일본 제조업 생산공백이 장기화되고 아시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기업에도 안좋은 영향이 전파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오후들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호 원자로 2호기의 내부 압력이 떨어졌다고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밝히며 안도감이 형성, 낙폭을 줄였다.

이날 일본과 대체관계에 있는 반도체나 재해복구 수요를 예상한 일부 건설관련주, 태양광 관련주가 올랐지만 분위기를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세계최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1.24% 상승했고 메모리업체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1.2, 엔비디아는 0.2%,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0.5% 브로드컴은 1.02%, 상승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우라늄에 투자하는 글로벌 X 우라늄 ETF는 17% 급락마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후 원전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 영향이다. 관련주인 우라늄 리소시스는 25%, 우라늄 에너지는 19%, 데니슨 마인즈는 22% 폭락했다.

태양광은 빛났다. 레네솔라는 3.9%, 선텍파워는 3.0% 상승마감했다.

그러나 GE 등 일본 지진피해와 직접관계가 있거나 일본에 시장을 의존하는 기업들은 내리 하락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은 물론 아시아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며 일본 피해와 직접 관계가 없는 기술, 금융, 소비, 에너지, 주택 등으로 매도세가 폭넓게 확산됐다.

일본 시장 관계있는 다국적 기업 하락

GE는 2.2% 하락, 다우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다. GE는 토쿄에서 150일 마일 떨어진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1호기 원자로를 공급했다. 도쿄 디즈니랜드 디즈니 해양 테마파크 폐장된 여파로 월트 디즈니는 1.6% 미끄러졌다.

글로벌 보험주들이 된서리를 맞은 데 이어 일본에 사업기반이 있는 미국 보험주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애플락은 3.0%,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는 2.8% 매뉴라이프는 3.5% 추락했다. 애플락은 이익의 70~75%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반도체주는 올라도 최종제품을 일본에 의존하는 기술기업 주가는 힘을 못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중 0.7% 내리다 0.04% 상승마감했다. 인텔은 0.1%, 2위 프로세스 칩메이커 AMD는 2.5% 하락마감했다. 컴퓨터 업체 휴렛팩커드와 델도 내렸다.

일본 수요 둔화로 노트북 등 개인 컴퓨터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같은 일본 매출 둔화는 글로벌 기업실적을 악화시키고 나아가 미국경기에도 안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됐다. 칩종목간 명암이 교차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오갔다. 이외 IBM, 시스코도 내렸다.

여타 글로벌 기업 하락세도 뚜렷하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일본시장이 불투해지며 1.3%내렸고 맥도날드는 1.4%, 스타벅스는 2.3%, 코카콜라는 1.3%, 3M은 0.6% 미끄러졌다. 스타벅스는 900개 일본 매장중 100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통신주 역시 일본으로부터 휴대폰이나 시스템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됐다. 버라이즌은 1.9%, AT&T는 1% 밀렸다.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 관련주 약세

아시아 시장과 달리 자동차나 철강도 별다른 수혜를 보지 못했다. 미국 포드는 0.4% 이고 GM은 1.1% 내렸다. 철강업종도 내림세다. US스틸은 0.3%, AK스틸은 1.4% 내렸다. 항공기 동체로 쓰이는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알코아는 장중 내리다 0.6% 상승마감했다.

일본시장 의존도가 큰 명품주가 먼저 쓰러지며 미국 소매업종주도 덩달아 하락중이다. 일본 사업비중이 20%를 차지하는 귀금속 세공업체 티파니는 5.3%, 해외 사업이 활발한 코치는 5.3% 주저앉았다. 지난해 상반기 코치의 일본매출은 18%를 차지했다. 13일 현재 164개 일본 코치매장중 20곳이 문을 닫았다.

아울러 일본 매출이 6%가량 되는 폴로 랄프 로렌은 2.8%, 나이키는 1.1%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날 S&P500 소매업종지수는 1.0% 하락했다. 아시아 소비 연쇄 둔화의 역풍을 미국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행수요 둔화 우려가 가미되며 델타 항공은 2.3%, 유나이티드 컨티넨털은 3.0%, 어메리칸에어라인은 0.8% 떨어졌다.

다우 운송 20종목도 모두 내렸다. 해운주 오버시스 시핑홀딩그룹이 1.8% 내린 것을 비롯, 페덱스는 2.3%, 철도회사 CSX도 0.6 떨어졌다. 일본의 생산감소와 수출입 중단이 글로벌 물류에 안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이날 팀 애셋 스트러티지 펀드 제임스 데일리 펀드매니저는 "지진, 쓰나미, 원전 문제 등 3대 악재가 두려움을 키우고 있다"며 "이같은 참사와 마주칠때 사람의 심리는 위축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엔캐리 환류기대에 엔화 다시 강세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환율은 전날대비 0.085달러, 0.1% 내린 81.685엔에 머물고 있다. 전날 일본은행이 1800억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방출하며 시장에 개입한 후 반짝 약세를 보였으나 런던시장 부터는 강세분위기가 뚜렷했다.

멜론 캐피탈 매니지먼트 글로벌 투자 전략가 조너던 시옹은 "중장기적으로 일본 경제부양을 위한 통화방출로 엔화가 약세로 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론 지진복구를 위한 자금마련차원에서 일본기업이나 보험사가 일본으로 자금송금을 늘리면서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달러화는 엔화는 물론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유로화와 파운드화는 각각 1.40달러, 1.61달러를 상향돌파했다. 일본 생산감소가 미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 데다 유럽의 긴축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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