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日지진 시장 불확실성 높여

머니투데이 송선옥 권성희 기자 2011.03.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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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 상승장에 리스크 둔감... "재건노력이 경제타격 상쇄할 것"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 열도가 요동쳤다. 이제 글로벌 투자자의 눈은 일본발 쓰나미가 글로벌 경제까지 집어삼킬지에 모아지고 있다.

CNBC는 이번 대지진이 ‘잃어버린 10년’의 후유증이 여전히 허우적거리고 있는 일본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북부 지역이 농업 중심지역이지만 철강,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포진해 있는데다 원전 사고에 따른 전력난이 전국으로 영향을 확대할 가능성 때문이다.



데니스 가트먼은 "이번 일본 대지진은 역사상 가장 값비싼 재앙일 수 있다"며 "이번 대지진은 일본뿐만 아니라 태평양의 양쪽 대륙과 달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최악의 시기에 최악의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블랙스완'과 '팻 테일'=위기에 둔감해진 투자자들이 글로벌 변동성의 확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자 주말판에서 ‘두터운 꼬리 위험(fat tail risk)’과 ‘블랙 스완’이란 표현을 써가며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으로 한숨 돌리 투자자들이 위험에 둔감해진 틈을 타 다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스완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명적 충격을 안기는 사건을, 팻 테일 리스크는 아주 드문 충격이지만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가뜩이나 원유 등 급등하는 원자재와 신흥시장의 인플레, 미국과 유럽의 재정적자 등 글로벌 경제 성장의 장애물이 속속들이 나타나는 가운데 일본 지진으로 변동성이 강화되고 있지만 시장의 체감이 이보다 낮다는 의미다.

씨티의 글로벌 외환투자 수석 스티븐 잉글랜더는 “상승장에 들뜬 투자자들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일각의 충고를 이솝우화의 거짓 경고(wolf cry)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 VIX가 중동의 정정불안으로 급등했지만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블랙스완의 피로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본 지진으로 미국 중장비 업체와 에너지 업체의 반사이익 기대로 예상과 달리 S&P500 지수가 상승한 것과 관련해 “전형적으로 높은 변동성의 은유”라고 덧붙였다.

호시절(good times)의 기억이 투자자의 투자습관에 남아있어 투자패턴의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사추세추 공과대학(MIT)의 앤드류 로 교수는 투자를 위해 인간 심리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베 지진후 되려 日경제 성장=하지만 경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활발한 복구활동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최악의 지진이었던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일시적이지만 일본 경제는 연 3~4% 성장했다.

파이어폰트 증권의 스테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는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글로벌 세계최대 채권펀드 핌코 설립자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초기에 일본 국내총생산(GDP)가 감소하겠지만 복구활동으로 경제활동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I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흐라베시 이코노미스트는 “가뜩이나 불안한 일본의 재정적자 우려를 키울 수 있지만 실제 영향이 크지 않아 GDP 성장률 감소가 0.2%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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