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원전 피해 일파만파...'방사능 공포' 확산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1.03.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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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3호기 '노심용해' 가능성

일본 열도가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능 유출 불안감에 휩싸였다. 지진, 쓰나미에 이어 세계 유일의 피폭국가인 일본에 방사능 유출이라는 공포가 또 닥쳤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가 폭발한 데 이어 3호기가 긴급사태에 처하고, 미야기야현 오나가와 원전까지 방사능이 허용범위를 초과하면서 '방사능 유출공포'가 점차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날인 12일 오후 3시30분경 후쿠시마 제1원전 제 1호기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당시 NHK는 폭발음과 함께 진동이 일어난 뒤 하얀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발로 현지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폭발 전부터 원전 인근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돼 인명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폭발 직후 제1원전의 대피 권역을 반경 10km에서 20km로 확대했다. 아직 폭발이 발생하지 않은 제2원전 대피령도 반경 3km에서 10km로 확장했다. 에다노 장관은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해 중장기적인 재정 집행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호기의 폭발로 누출된 방사능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해수 주입 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13일 오전 제1원전 3호기에서도 내부 압력이 상승해 냉각장치가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핵연료봉이 냉각수 밖으로 노출됐다. 이에 도쿄전력은 오전 5시10분경 정부에 '원자력 비상사태'를 보고했다. 도쿄전력이 비상사태를 신고한 것은 지진 발생 후 여섯번째다.

도쿄전력은 3호기에서 연료봉이 이상 고온에서 녹게 되는 '노심용해(멜트다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심용해가 가속화되면 방사선 누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은 폭발을 막기 위해 방사능에서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같은 날 오후 3시경에는 미야기현의 오나가와 원전에서 방사능이 허용범위를 초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나가와 원전 운영사인 도호쿠전력의 스가와라 가즈야 대변인은 원자로 주변 방사능 수준이 상승했다며 정부에 긴급상황을 보고했다.

오나가와에는 원자로 3기가 있으나 현재 3호기만 운영 중이다. 3기 모두 도시바가 설계했다. 보고를 받은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도시바에 원전 방사능 누출 차단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아사히TV는 1호기 폭발로 총 190명이 피폭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폭자는 18명이다. 교도 통신은 이번 강진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및 실종자가 20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까지 14만명이 후쿠시마 원전 지역을 떠났다. 앞서 일본 정부는 방사능 노출을 막기 위해 원전 인근 주민에게 요오드화 칼륨(KI)을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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