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충격파, 우리회사 주가로 튈까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1.03.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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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업 촉각 "日 해외수주 타격 불가피"..여행관련 기업, 상품취소 등 불똥

규모 9도에 달하는 대지진이 일본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일본과 사업적으로 직간접적 연관이 있는 국내 상장사들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진 여파가 원전 폭발 등 또 다른 심각한 상황으로 번지면서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자 득실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만인 12일 일본 후쿠시마현 원전 1호기가 폭발했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 원전의 방사능이 통제실 관측시 평소 1000배에 달하고 원전 밖에서도 평소 8배로 측정되는 등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전 1호기에 이어 3호기도 폭발위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세계적인 원전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원전이 강진에 속수무책 무너지자 국내 원전관련 기업들은 이번 사고가 몰고 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원전의 안전성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원전산업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윤종찬 비엠티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원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 원전 1호기는 구축된 지 오래된 원전인 만큼, 현재의 원전 기술력을 의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비엠티 (9,870원 ▼60 -0.60%)는 원자력발전소의 피팅 및 밸브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09년 12월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당시 원전부품소재업체로 참여한 바 있다. 국내에선 지난달 상업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1호기 원전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윤 대표는 "사고 원전이 구형이고, 현 기술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 입장에선 찝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쟁업체의 위축으로 국내 원전관련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내년 신공장 건립과 함께 원전시장 진출을 노리는 산업용 중대형 보일러 생산업체 신텍 (57원 ▼7 -10.9%)도 일본이 이번 원전 사고로 인해 국제 원전시장에서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원전산업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를 미치지 않도록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했다.

고객사 방문을 위해 일본 동경에 체류 중인 조용수 신텍 사장은 "현지에서 직접 (지진) 상황을 겪고, 원전사고도 실시간 방송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현재의 원전기술력을 판단해선 안되지만 프랑스 및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우리나라 등과 해외 원전수주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일본 입장에선 상황이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행관련 업체들도 일본 강진으로 인한 여파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패키지 전문업체인 모두투어 (10,660원 ▲210 +2.01%)는 지진이 발생한 후 50여 명의 직원이 매일 출근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홍기종 모두투어 사장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계절적으로 봄철에 사쿠라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있어 관광객 수요가 몰리는 편인데, 이번 지진으로 특수를 누리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일본 하네다, 나리타, 센다이공항이 폐쇄되자 이들 공항을 이용하는 관련 상품들을 모두 취소했다. 또, 직접적인 피해지역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여행 취소를 신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응대해 주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현재까지 100여명의 여행객이 상품을 취소했다"며 "지진에 이어 원전사고까지 터져 취소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본 외 지역은 문제없이 여행객이 몰리고 있는데다, 일본 여행을 취소한 고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여행지를 변경하기도 해 생각보다 피해가 크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밖에 일본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일본 현지 사정파악에 적극 나서고 있다.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소재 전문개발업체 이녹스 (13,050원 ▼60 -0.46%)는 동박(회로기판에 동을 얇게 붙인 것)을 생산하는 일본 현지 업체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하고 현재 피해상황을 살피고 있다.

박정진 이녹스 상무는 "지진으로 일본 원료생산업체의 일본 내 생산공장이 피해를 입은 것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일본 외 타 국가 공장에서 무리없이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만큼 원료수입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 정유, 화학, 반도체 부품생산 기업들이 집중돼 있는 곳이어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국내 관련기업들의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고유가로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S-OIL (61,100원 ▼1,100 -1.77%) 등 정유주들은 이번 일본 지진으로 휘발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주가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피해복구에 따른 철강관련 기업들이 관심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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