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펀드인가? 장기투자엔 배신 없다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1.03.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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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다시보자 펀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당장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시기를 버틸 수 있다면 언젠가 더 좋은 일이 찾아오기 마련. 재테크를 할 때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단기간 수익과 손실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될 심산이라면 그것은 이미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모든 금융상품이 마찬가지겠지만 펀드투자에서 유독 장기투자와 인내심이 강조된다. 당장 내 펀드계좌에서 수익률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면 손실을 견디기 쉽지 않겠지만, 그 고비를 참고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7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8조3497억원이 순유출됐다. 펀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자문형랩을 비롯한 다른 투자처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여전히 펀드는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금융상품 중 하나다. 펀드를 떠난 투자자들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처음으로 펀드투자를 시작하려는 대기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단 펀드를 대하는 자세만큼은 다잡아야겠다. 해답은 장기투자에서 찾으면 된다. 데이터가 증명해주는 펀드 장기투자의 메리트를 생각한다면 '왜 펀드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코스피 수익률 압도한 국내주식펀드


많은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는 오르는데 왜 내 펀드는 마이너스인가'란 생각을 한다. 지수가 너무 고점일 때 펀드 투자를 시작했다면 수익을 내기 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펀드전문가들은 "증시가 고점을 찍고 내려간 뒤 다시 제자리를 찾는 데 2~3년 정도 시간이 걸리므로 증시 움직임에 흔들리지 말고 펀드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3월7일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225개 공모펀드 대상)의 연간 누적수익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5년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69.9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9.07%)보다 높았다. 코스피200의 5년간 수익률 52.66%보다도 앞섰다.



국내주식형펀드를 유형별로 비교해 봐도 모두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했다. 일반주식펀드(760개)의 5년 수익률은 67.71%였으며, 중소형주식펀드(26개) 역시 65.42%로 코스피 수익률보다 높았다. 배당주식펀드(74개)와 K200인덱스펀드(137개)의 5년 수익률은 각각 66.57%와 67.66%로 조사됐다.

신건국 제로인 연구원은 "1년부터 5년까지 누적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해가 거듭될수록 국내주식형펀드와 코스피의 수익률 격차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펀드가 장기간 투자할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주식형펀드(890개)의 5년 수익률은 28.06%로, 국내주식형펀드와 코스피 수익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국내주식형펀드를 주력 펀드로 삼고 해외주식형펀드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펀드 포트폴리오의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선방하며 두각

10년간 투자했을 경우 국내주식형펀드의 장기투자 효과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0년 전인 2001년 3월7일 코스피지수는 568포인트였다. 10년이 지난 2011년 3월7일 지수는 2005포인트로 누적수익률은 252.84%다. 이 기간 동안 국내주식형펀드의 누적수익률은 351.56%로, 코스피 수익률보다 98.92%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변동성 장세에서도 국내주식형펀드는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로인 분석 결과 최근 10년 동안 변동성 장세는 두차례 있었다.



한번은 2002년 상반기 말부터 2004년 말까지로, 2002년 7월2일부터 2005년 1월3일까지 2년6개월간 코스피 수익률은 20.63%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28.10%로 코스피 수익률보다 7.47%포인트 높았다.

또 다른 변동성 장세는 2008~2010년 3년간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8.11%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국내주식형펀드는 14.93%로 역시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했다.

신건국 연구원은 "두번의 변동성 장세에서 국내주식형펀드 유형평균이 모두 코스피를 상회했다"며 "투자자들은 적절한 펀드별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통해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랩상품은 가입목적과 포트폴리오 구성 등이 펀드와 근본적으로 달라 두 상품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투자자들이 펀드의 장기투자 및 분산투자 효과를 정확히 이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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