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대형제약사, 영업사원 스카우트 놓고 갈등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3.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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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CJ제일제당 인력스카우트 공정위에 고발

대기업과 일본계 제약사 등이 대규모 영업사원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영업사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과거 강력한 영업력을 발휘했던 국내 상위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스카우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은 CJ제일제당 (274,000원 ▼2,500 -0.90%)이 부당하게 영업사원들을 영입해 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제약업계에서 영업인력 스카우트와 관련해 공정위 고발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미약품 (333,000원 ▲14,500 +4.55%)은 CJ제일제당이 20여명의 영업사원을 한꺼번에 스카우트 해 간 것은 '공정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23조가 규정한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 한다'며 공정위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해부터 1년여에 걸쳐 영업사원 20여명을 스카우트 해갔다. 한미약품의 전체 영업사원은 900명 정도. 전체 영업사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미약품의 생각은 다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충청도 지역의 베테랑 영업인력을 한꺼번에 빼갔다"며 "해당 지역의 영업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경력직원을 알음알음으로 스카우트 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번에 CJ제일제당은 조직적으로 영업직원 빼갔다"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공정위에 고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CJ제일제당 측은 "정식적인 채용 절차를 밟아서 경력사원을 채용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제약 영업 인력으로 30명의 신입사원을 뽑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3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신입사원은 채용하지 않고 경력사원 위주로 직원을 충원하는 다국적제약사와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 상륙한 일본 제약사 다케다도 최근 본격적으로 영업사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웅제약 영업인력 상당수가 다케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케다제약 한국법인은 지난해 법인설립을 마치고 올해부터의 본격적 영업을 위해 인력 채용에 들어가 지난달 말까지 60명 정도의 영업인력을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제약은 전체 영업인력을 경력사원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채에는 1500여명의 지원자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2~3년차 경력직 영업사원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비와 급여등으로 2억원 이상이 든다"며 "한꺼번에 경력직 직원을 빼가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과 다국적제약사들이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등 물량공세에 나서면서 영업사원 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도 "스카우트에 대비한 특별한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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