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서 내전 격화 (종합)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1.03.0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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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시위대 압박 강화...주민 실종·사망자 증가

이슬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4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카다피의 보안군이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다피의 보안군은 수도 트리폴리에서 15마일 떨어진 타주라 주민들에게 시위에 참여할 경우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 또 이들은 병원을 수색해 시위 참가자들을 색출하고 있으며 스파이들을 고용해 주민들을 감시할 것을 지시했다.



주민들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디론가 끌려가는 등 친위대에 의해 억압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보안군이 시위대를 잡아가면서 지난주보다 시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민 1500명은 금요 기도회를 마친 후 트리폴리 타주라에 모여 "카다피는 이제 끝이다. 45년간의 범죄는 이제 끝났다"고 외쳤다.



이후 보안군이 나타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자 양측간 충돌이 격화됐다. 현지의 한 의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는 모스크로 후퇴할 예정"이라며 "보안군의 총기 발사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그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리바아 동부 아즈다비야 외곽에서도 충돌이 벌어졌다. 보안군의 전투기는 아즈다비야의 군사기지와 무기고를 폭격했다. 리비아 핵심 원유터미널이 위치한 라스 라누프 교외에서도 정부군과 반군간의 접전이 벌어졌다.

중동 알자지라 TV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 남쪽 주아이티나에 있는 원유시설이 훼손돼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의 막내 아들 카미스가 이끄는 카미스 여단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50km 떨어진 자위야를 공격했다. 이날 리비아 국영TV는 친정부 세력이 자위야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한 목격자들은 이날 충돌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위협을 느낀 주민들이 튀니지 국경지역으로 탈출하자 정부군은 국경지대를 장악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중무장한 정부군이 튀니지로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위대 측 대변인은 보안군과 시위대간의 충돌로 지난 2주간 600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군 출신인 그는 4일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50명의 용병을 포로로 잡고 있다"며 "다음 목표는 수도인 트리폴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160만 배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국 중 9번째로 많다. 이날 국제석유기구(IEA)는 리비아 사태로 원유생산이 일 10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리비아 일일 원유생산 능력의 62%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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