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패드2 보고 웃을수도 울수도 없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3.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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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도시바 등 주요 부품업체 수혜 불구 자사 태블릿PC 매출에는 부정적

애플의 야심작 '아이패드2'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도시바 등의 전자업체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시간) 한국의 삼성전자 (78,400원 ▲100 +0.13%)와 LG디스플레이, 일본의 도시바 등이 애플의 아이패드2 출시로 메모리칩과 평판스크린 등 아이폰에 납품하는 부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아이패드의 판매량 증가를 마음 편히 즐길 수만은 없다. 아이패드의 성공은 부품 공급을 늘려 매출 증대에 기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자매사인 LG전자, 도시바 등이 직접 만들어 파는 태블릿PC가 경쟁에서 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패드2를 필두로 올해 태블릿PC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이들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커크 양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패드2는 올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지배적인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도시바 등은 아이패드2 출시가 자사 태블릿PC 판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양 연구원은 애플이 올해 33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패드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1400만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성장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도시바 등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왼쪽부터 애플의 아이패드2, 도시바의 폴리오100,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왼쪽부터 애플의 아이패드2, 도시바의 폴리오100,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도시바는 아이패드2 성장세로 올해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시바의 실적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선보인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폴리오100’이 아직까지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올해 폴리오100을 미국과 일본에서 출시해 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선보였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애플에 앞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하고 아이패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전날 아이패드2를 발표하면서 갤럭시탭을 겨냥한 듯 "(삼성의) 셀 아웃이 적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언론의 오보로 인한 잘못된 정보였다.


LG전자는 지난달 8.9인치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처음 선보이고 이달부터 미국의 티모바일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한편,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업체인 대만 혼하이도 아이패드2 출시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혼하이의 올해 매출 중 아이패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2%일 것"이라며 "지난해 5~6%에서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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