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LCD·반도체 中기업 투자 허용 조치…韓에 복병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1.03.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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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해진 양안협력...삼성, LG 中 시장전략 '변수'로

액정표시장치(LCD)·반도체 분야의 양안(兩岸)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관련 기업들의 대중국 사업전략에도 최대의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 대만 디지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MOEA)는 자국내 LCD·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지분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세차익보다는 양국간 산업협력을 강화하는 투자는 허용하기로 했다는 것이 MOEA의 공식 입장이다.



중국기업들의 지분투자 규모는 전체 지분의 10%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지만, LCD·반도체 등 첨단업종에서만큼은 굳게 닫혀있었던 빗장이 풀렸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TSCM, UMC, AU옵트로닉스, 치메이이노룩스(CMI) 등 대만 현지 반도체 및 LCD 기업들에 대한 중국 국영 및 일반기업들의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만 정부의 조치로 반도체·LCD 분야에서 중국시장을 놓고 대만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국내 기업들에게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전세계 가전업체 공장들이 몰려있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생산 집산지다. 게다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중국 내수 수요도 양보할 수 없는 수출 시장이다. 실제 올해 LCD TV 분야에서는 북미 시장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최대 LCD 수요국으로 부상 중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대만 기업 지분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대만 업계의 한국기업들에 대한 견제가 더욱 노골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가령 대만의 비메모리 및 파운드리 산업의 경우 기술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양국간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일부 시장 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LCD 분야에서도 국내기업들이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 기업간 지분섞기에 나설 경우, 중국측의 안정된 수요를 기반으로 한국기업들을 재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얻게 된다. 특히 향후 중국 현지의 LCD 공급과잉이 표면화될 경우, 지분관계가 없는 한국기업들이 불리해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한국기업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견고해지고 있는 양안 협력이 앞으로 중국 사업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LG디스플레이 (12,600원 ▲290 +2.36%) 등 국내기업들이 LCD공장 착공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춰질 공산이다. 작년 말 중국 중앙 정부로부터 직접 투자 승인을 얻어낸 만큼 올 초 착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삼성전자는 투자조건 변경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국내 투자 우선 방침에 따라 각각 2분기 이후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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