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관리비 폭탄' 진실은…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3.0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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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알쏭달쏭부동산]

새 아파트 '관리비 폭탄' 진실은…


#지난달 경기 파주시 A아파트 158㎡(공급면적)에 입주한 김지영씨(54)는 얼마전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총 관리비가 60만원을 넘었기 때문. 김씨는 "개별로 사용한 난방비, 전기세 등을 제외하고 공동 부담하는 관리비만 2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비 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울 한파로 인한 개별 난방비 상승이 주원인이지만 공동전기료와 난방비도 더불어 올랐기 때문이다.



3일 국토해양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의 개별사용료는 1㎡당 1252원으로 전달(666원)보다 2배 가량 올랐다. 개별사용료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공동으로 쓰는 난방·전기·가스·수도세 등이 포함된다. 서울과 경기는 지난달에도 평균 사용료가 각각 1220원, 1167원 선으로 높게 나타났다.

입주한지 얼마 안되는 새아파트의 경우 증가폭이 크다. 지난해 말 입주한 고양시 B아파트의 지난달 개별사용료는 1㎡ 당 2012원, 용인시 C아파트도 1901원으로 인근 아파트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실제 C아파트 입주자에게 청구된 관리비 내역을 살펴보면 공동전기료 10만원, 공동난방비 2만원과 일반관리비, 경비용역비, 청소비 등 총 21만원이었다.



새 아파트 '관리비 폭탄' 진실은…
이처럼 신규 입주아파트의 관리비가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다. 과거와 달리 아파트 디자인이 화려해지고 최첨단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관리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아파트는 지상을 조경공원으로 꾸미고 지하에 주차장을 넓게 조성하는 데크형 설계가 많다보니 외부 조명, 지하주차장 램프, 엘리베이터, 복도 센서 등이 많이 설치돼 공동전기료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단지내 도로와 주차장의 열선 가동으로 공동난방비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다. 배관의 동파를 막기 위해 단지내 열선을 가동하고 경비실, 관리실에도 쓰이는 난방비도 관리비 상승에 한몫을 했다.


관리비가 절감되는 친환경, 열병합방식 아파트로 지어졌더라도 입주 초기에는 관리비가 높을 수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는 "입주율이 70%인 시점에서 열병합용 발전기를 가동하면 300만원 가량 손해가 나기 때문에 입주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가동한다"며 "그동안에는 관리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미입주 가구가 남아있는 단지의 경우 관리비 증가폭이 더 크다. 다른 단지와 비교해 총 비용이 비슷해도 가구당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서다.



일산동구 D아파트 입주자는 "중대형 미분양이 소진되지 않고 집값도 안오르는데 관리비까지 더 내야 한다"며 "입주민들이 협의하에 단지내 일부 조명을 없애거나 지하주차장을 소등하는 등 관리비 절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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