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제거시 '제 2 아프간, 소말리아' 우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2.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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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세력이 무정부상태 혼란 틈타 득세할 수도-NYT

카다피 제거시 '제 2 아프간, 소말리아' 우려


사면초가에 빠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출될 경우 리비아에는 어떤 정치 세력이 등장할까.

현재 리비아에는 42년에 걸친 카다피의 철권통치로 야당은 물론이건 의회나 이렇다 할 정부 부처가 없다.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알카에다 등 과격세력이 무정부 상태의 혼란을 틈타 득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이번 리비아사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카다피가 제거된 뒤 아프카니스탄이나 소말리아처럼 알카에다나 다른 급진그룹이 발호해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에는 이웃국가인 이집트, 튀니지와 달리 붕괴하고 있는 정부를 지탱할 군부세력이 없다. 의회나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 비정부기구도 자리잡지 못했다.

유일하게 정부부처 역할을 하는 탄탄한 조직은 국영석유회사뿐이다. 일부전문가들이 차기 정부가 석유회사를 발판으로 꾸려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리비아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고 친 카다피 세력이 고립돼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압박해가고 있는 반정부 세력 가운데 강력한 부족이나 부족 연합 세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정부 세력의 단합은 카다피가 축출될 때까지만 지속되고 그 이후에는 마녀사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카이로 아메리칸대 리사 앤더슨 총장은 "사람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관료로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며 "정치적인 공백이 생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리비아에도 몇몇 단체나 조직은 있다. 하지만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각 부족들은 정부의 간섭을 바라지 않고 카다피의 의도에 따라 경쟁관계에 있다.


카다피가 1969년 국왕을 몰아내고 혁명을 이룰 당시 이에 가담한 12명의 존경받는 인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모두 나이가 많다. 리비아 국내외의 지식인들이 1951년 헌법에 의해 군주 없이도 다원화된 사회를 건립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에 알카에다나나 반군 내에서 조직구성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슬람 그룹이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대테러 조직 관리들은 "리비아 사태가 처음 시작됐을 때부터 알카에다와 그 지부세력이 혼란을 틈타 기회를 잡을 것을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세력 중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가담한 적이 무자헤딘 출신으로 구성된 리비안 이슬라믹 파이트 그룹이나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조직인 이슬라믹 마그레브 알카에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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