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항공·해운株, 리비아 여파 얼마나 더…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1.02.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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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 내릴때 항공주 16%까지↓…"해운보다 항공이 문제"

북아프리카 리비아 정정불안 여파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항공, 해운 관련주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7일 유엔 안보리가 카다피 정권 제재를 결의하는 등 대응을 모색하고 있지만 사태가 단기간 내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주가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리비아 사태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운송 관련주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육운, 해운에 비해 유가상승에 불리한 여건을 가진 항공 관련주에 그늘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초 배럴당 91.4달러에서 28일 현재 97달러로 6.1% 상승했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제트유는 배럴당 104.35달러에서 127달러로 21.7% 급등했다. 해운 선박에 공급되는 벙커씨유도 1톤당 654.5달러로 20.9% 상승했다.

특히 2월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폭을 확대하는 동안 운송주 주가는 항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 (23,250원 ▼350 -1.48%)은 이달초 대비 12.3% 내렸고 아시아나항공 (10,520원 ▼90 -0.85%)은 7%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가 3% 급락한 지난 15~24일 8거래일 동안에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4.3%, 15.6% 하락률을 나타냈다.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및 실적악화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윤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제트유 가격이 유지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연간 7000억원, 3000억원을 유류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도 "리비아는 석유수출기구(OPEC)에 가입한 원유 생산국으로 원유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유가상승과 더불어 비용전가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항공주의 낙폭을 키운 요인이 됐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유류비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35% 규모다. 아시아나항공도 33%에 이른다. 유가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는 유류할증료 적용으로 소비자에게 일정 부분 전가가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유류할증료로 전가할 수 있는 비용이 연료비 증가분의 50% 수준에 그치고 이마저도 3개월 가량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당장 1분기 실적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연구원은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항공유가가 5.0%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영업이익이 각각 8.4%, 3.8%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해운주인 현대상선 (19,630원 ▲620 +3.26%). STX팬오션 (4,285원 ▲185 +4.51%), 한진해운 (12원 ▼26 -68.4%)의 경우 지난 15~24일간 주가가 각각 6.0%, 8.2%, 8.5% 밀렸다. 항공주보다는 낙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최중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을 예로 들면 유류비가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유류할증료로 상승분의 60% 정도를 상쇄할 수 있다"며 "해운은 항공과 달리 배를 운항할 때 경제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어 항공주에 비해서는 주가 타격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벙커씨유 가격이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해운주 실적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국제유가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항공, 해운 등 운송주 전반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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