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거래소 이사장, "해외 사업 덩치 키운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1.02.27 12:02
글자크기

"한국거래소 경쟁력 세계서 인정"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 "해외 사업 덩치 키운다"


"SEC 의장으로 있던 골드만삭스 고문이 와서 "지분 팔 생각 없느냐"고 묻더라. 외국은 현물과 파생상품을 별도로 하는데 한국 거래소는 이를 함께 영위하는 부분에 대해 경쟁력 있고 투자매력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났나. 한국거래소의 역량 강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동남아->서유럽->서아프리카->중남미로 이어지는 글로벌 증시 공략 계획도 털어놨다.



김 이사장은 '투자제안을 받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제안해 선제권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작심한 듯 대답을 쏟아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합병으로 태어난 거대 거래소그룹의 15~20분의 1 밖에 안된다"며 "유치원생에게 대학원생과 농구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외 사업에 있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거래소 모델 수출 △거래소 IT시스템 수출 △낙후 해외 주식시장 현대화 등 총 3가지다.



김 이사장은 "라오스, 캄보디아에 거래소 자체를 수출했고, 설립비용으로 지분을 40% 이상을 취득했다"며 "동남아시아 중에서는 미얀마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작년 말에는 우즈베키스탄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 MOU에도 사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 베트남은 IT시스템을 수주했으며 필리핀도 우리의 시장감시시스템을 도읍하고 있다"며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 증시 발전 단계가 높지 않은 동유럽 쪽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자원의 보고 서아프리카와 중남미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머릿속에 증시 세계지도를 그리고 있는 김 이사장은 "생각을 크게 가져야 하나하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전에 NHK에서 '한국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데 동경거래소는 뭘 하고 있느냐'는 주제로 취재를 하는데 일본 쪽을 자극할 필요가 없기에 막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향후 5년 내에 전세계 금융 시장이 묶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투자자들은 5년 안에 전 세계 시장이 하나라는 느낌을 가질 것"이라며 "브라질이든 터키든 동경이든 어느 정도 외국인 투자가 자유로운 나라와는 한국거래소를 통해 브라질 주식을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징계가 내려진 도이치증권 사안에 대해서는 유사 사안에 대한 엄중한 처벌원칙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제재금 10억원 부과와 관련해 "제재 수위 높이는 것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으나 금융위에서 영업정지를 한 마당에 또 영업정지를 하면 의미가 없다"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징계 수위를 가중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2차 상장도 강화한다. 김 위원장은 "현재 2차 상장을 유도할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있으며 선정 작업이 끝나면 증권사, 회계법인, 법무법인과 함께 IPO 유치 전략을 짤 것"이라며 "어느 정도 명단이 나온 상황이며 올해를 세계 우량기업 한국시장 유치 전환점이 되는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MSCI 편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선진지수 편입에 있어 주식정보 이용건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만든 코스피200 선물, 옵션 소유권이 한국거래소에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왜 이것을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 논란을 삼는지 MSCI에 거꾸로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지정으로 인해 상장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어서 IPO 못하란 법은 없지만 IPO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한다면 과연 공공기관으로 지정돼서 디스카운트 요인을 안고 갈 필요가 있겠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공기관이 아니어도 공익성을 확보하고 정부에 협조할 생각이 있어 오히려 공공기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사 관련 원칙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상무급 인적사항을 보면 팔도와 모든 대학이 망라돼 있다"며 "한 번 들어오면 이후에는 실적만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는 세계 거래소에 대항하기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높여야 하고 덩치를 키우면서 IPO를 해서 경쟁해야 한다"며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거래소를 위해 합당한 사람을 뽑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위원장은...
1953년 7월 15일 충북 괴산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2003), 한국증권업협회 회원이사(2005), 키움증권 부회장(2009)을 거쳐 지난 2009년 12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