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유가, 급등세 주춤… 재반등?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02.25 17:43
글자크기

핌코 엘 에리언 "상승 일시적, 펀더멘털로 포지션 잡아야"

‘세계의 석유 보고’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치솟기만 하던 유가가 한 풀 꺾인 모양새를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전날보다 0.84% 밀린 97.28달러로 하락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0.11% 오르긴 했으나 중동불안이 고조된 이후 가팔랐던 상승세는 한결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유가가 꺾이며 뉴욕증시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이어 아시아시장이 오랜만에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시장은 급속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불안의 도화선인 리비아 사태가 진정보다는 파국으로 향하며 유가의 동향을 예단키는 힘들다.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중동의 화약고가 불타는 한 유가 불안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장기전망에 있어서는 엇갈리는 판단을 보인다.

유가 반전 왜? 사우디 등 증산, 카다피 사망설 유포도= 전날 유가 급등에 제동이 걸린 주된 이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리비아를 능가하는 중동 산유국들이 건재하다는 신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사우디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를 비롯한 OPEC 회원국이 리비아산 부족분을 같은 품질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국제에너지국(IEA)도 원유 공급 보전을 약속했다.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망설도 유가 흐름과 맞물려 관심을 받았다. CNBC는 이날 장중 카다피 사망설이 급속히 퍼지며 유가가 하락 반전했다고 전했다.

급등 일시적? 리비아 변수 유동적= 이로써 유가 폭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 충격은 한고비를 넘겼다. 비록 국제유가가 장기 상승 추세라도 글로벌 경제가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으며 쇼크 수준의 원유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CEO는 '냉정'을 주문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유가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규정하고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근거해 포지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은 산유국에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리비아는 여전히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반정부 시위대는 벼랑 끝에 몰린 카다피의 마지막 보루 트리폴리를 향해 결집하고 있다. 24~25일 시위대가 예고한 대규모 행동이 유혈충돌로 치달으면 유가는 또한번 출렁일 수 있다.

블룸버그가 25일 공개한 설문에선 유가 전문가 40명 가운데 23명(57%)은 일단 다음주엔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합 전망은 8명, 하락 전망은 9명이었다.

유가 변동성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만기 유가 옵션의 변동 수준은 24일 40.6%를 기록, 전날 40.4%에서 소폭 상승했으며 유가급등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8일의 27.9%보다는 12.7%포인트 올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