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세력 트리폴리 진격 시작.. 긴장 고조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2.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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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자들이 24일(현지시간) 제2의도시 벵가지에 모여 동부지역 점령을 기뻐하고 있다.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자들이 24일(현지시간) 제2의도시 벵가지에 모여 동부지역 점령을 기뻐하고 있다.


리비아 반정세력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친위병력을 총동원해 사수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에 접근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금요 예배가 열리는 25일 친정부군과 반정부 세력간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카다피 친위세력-반정부 시위대 '트리폴리' 집결…대충돌 우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동부 지역 대부분을 점령한 반정부 시위대는 "트리폴리를 해방시키겠다"고 선언하며 25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반면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는 강력 대응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중무장한 용병 수천명이 거리에 배치됐고, 진입로 곳곳에는 시위대의 진입을 막기 위한 바리케이트도 쳐졌다. 탱크도 시가전에 대비, 트리폴리 시내에 처음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된 반정부 시위 세력이 트리폴리로 향하자, 카다피의 친위부대도 이에 대응하듯 집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현지신문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거리에 있는 자위야에서 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트리폴리 동쪽으로 200㎞ 떨어진 제 3의 도시 미스라타 지역에서도 양측 간 교전으로 7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스라타는 반정 세력권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군이 기습하며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카다피의 무차별 공격…국제사회 비난↑

카다피는 지난 22일에 이어 24일에도 국영TV연설을 통해 자신의 지지 세력에게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하라고 재차 주문, 양측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는 이날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 채 전화통화로 이뤄진 연설에서 또 알-카에다가 이번 사태의 배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제 무력진압을 자행하고 있는 카다피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는 한결 높아졌다.

유엔(UN) 안정보장이사회는 "카다피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 공격을 중단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대(對)리비아 제재를 포함한 추가 조치를 주말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와 그 측근에 대해 출국 금지, 자산 동결 및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 제재 조치가 논의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리비아 정부의 무차별 폭력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모든 제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리비아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리비아의 유혈 사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국제규범과 상식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리비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준비하라고 국가안보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도 지난 24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카다피 정권의 시위대 진압을 규탄하고 아랍세계의 개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망자 2000여명 된다?…세계 각 국, 자국민 출국 적극 나서

프랑스 인권 단체 관계자는 "지난 15일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촉발한 이후 현재까지 20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카다피가 언제 퇴진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명이 피해를 보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만 해도 1000여명이 된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2000여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리비아 유혈사태로 1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은 믿을만하다"고 밝혔다.

리비아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며 자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각국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새벽까지 1만2000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리비아를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전세 항공기외에 버스를 동원한 자국민 대피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자국민을 태운 수송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소말리아해협에서 대해적 경계임무중인 해군함정도 동원했다.

미국은 전세 여객선을 동원해 자국민들을 리비아 인근 도서국 몰타로 피신시켰으며 프랑스는 공군기 3대를 투입해 현재까지 자국민 402명을 귀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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